지난달 말부터 한국과 일본, 두 나라에서 동시에 개최되고 있는 2002 한일 월드컵이 중반전에 들어가며 점입가경,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이변이 속출하며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승부의 세계를 연출해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 이번 2002 한일 월드컵을 일본과 공동개최하면서 새로운 신화를 창조해가고 있다.

개최를 추진할 때만해도 부정적 견해가 많았고 특히 IMF 경제위기 이후에는 더욱 그 전망을 어둡게 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놀라운 국민적 응집력으로 경제 위기를 극복한 한국은 이번 월드컵을 통해 스스로 놀라고 있는 모습이다. 물론 히딩크 감독체제로 눈부시게 발전한 경기력 향상이 가져다준 호성적이 가장 큰 동인이겠지만 그 과정을 통하여 나타난 국민적 결집력은 지금 세계를 놀라게 할 뿐만 아니라 우리 스스로도 우리의 새로운 잠재력을 발견한 감동에 몹시도 흥분하고 있는 듯하다.

신문마다 우리의 응원열기를 대서특필하며 세계에서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응원문화, 질서의식 등을 집중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16강 진출의 최대 고비였던 지난 대(對) 포르투갈 전에서 전국 곳곳에 휘날린 태극기의 물결을 보고 광복절 이후 최대의 감동이라고 흥분하는 어느 할머니의 인터뷰는 오늘의 감격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 가늠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듯하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에서 주목해야할 것은 우리 축구팀의 선전이나 국민적 흥분보다도 이번 기회를 통해 세대간, 지역간 국민통합을 이루고 우리의 젊은 세대들에게 놀라운 애국심이 고취된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념적 갈등의 표본이라 할 만했던 레드 콤플렉스(붉은 색에 대한 이념적 과민반응)를 단번에 뛰어넘은 것도 크나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우리는 전 교단차원에서 집중적인 합심기도를 계속해왔다. 그 어떠한 사고나 테러가 일어나지 말도록, 그리고 우리 한국축구가 선전해주기를, 또한 이번 월드컵을 통해 우리 한국이 전 세계에 홍보되어 선진대열에 진입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도록 우리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에 넘치도록 응답해주셨다.

세계의 강호들을 연파하며 승승장구의 가도를 달리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난 미국 전에서는 한미간의 미묘한 갈등기류를 의식하여 염려했던 반미시위 등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동점 상황을 연출해주셨고, 예선 탈락 위기에 있는 미국을 우리의 힘으로 진출시켜주는 역할을 허락해주셨다. 또한 16강전인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펼쳐진 연장전 대역전극, 이 모든 것이 참으로 절묘한 하나님의 작품이 아닌가! 지난 철야예배에 앞서 우리는 16강 진출을 위한 한국과 포르투갈의 승부를 교인들과 함께 대형스크린을 통해 시청하며 다함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응원하였다.

이 승부는 정말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주었다. 섰다고 자랑한 팀마다 줄줄이 예선 탈락의 비운을 맛봐야했다. 노력하는 자를 따라잡을 수 없음을 몸으로 체험한 경기였다. 또한 경기 내내 진두지휘를 하며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는 히딩크 감독의 모습,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투혼, 마침내 골을 넣고 감독에게 기쁨으로 안기는 박지성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감독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와 이 땅에 선수로 뛰며 악한 마귀와 싸우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려보았다.

히딩크 감독은 축구에서 기술보다 기초체력, 팀웍을 중시하였다. 그리하여 선수들의 체력강화에 역점을 두었고 한두 명의 스타플레이어보다는 선수들간의 일치된 호흡을 강조하였다. 그 결과 한국팀은 세계의 강호들이 버거워하는 다크호스(의외의 강력한 경쟁상대)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영적 싸움도 마찬가지이다.

기초체력, 곧 오랜 영적 싸움에서도 지치지 아니하고 연전연승할 수 있는 힘은 기도에서 나온다. 기도로 성령의 충만함을 잃지 아니하면 그 어떠한 공격에도 이길 수 있는 힘과 능력이 배양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우리가 승전보를 날리는 날, 우리의 감독되시는 예수님의 품에 얼싸안기는 기쁨도 맛볼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나라를 사랑하신다. 애국가에도 ‘하나님이 보우하사 우리나라 만세’라고 하지 않는가! 애국가를 부를 때마다 ‘하나님이 우리를 지키시니 우리나라 만만세’라고 고백하는 나라인 것이다.

이제 16강, 8강, 4강을 넘어 우승까지도 차지하고 이 힘찬 에너지로 세계 위에 우뚝 서는 대한민국이 되길 소망한다. 한라산에서 백두산 천지에 넘쳐나는 샤론의 꽃, 예수를 전 세계에 전파하는 위대한 신앙의 나라, 대한민국을 간절히 염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