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게 잘 되어 가는 것 같았습니다. 평온한 미풍과
잔잔한 물결이 더 할 나위 없는 넉넉한 환경을 구사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에
먹구름이 일더니 광풍이 몰아 왔습니다. 심상치 않은 감이 밀려옵니다. 하늘과 바다를
구분할 수 없을 지경입니다. 그제야 깨달아 지는 것이 있었습니다. ‘가지 말아야 할
때에 출항하다가는 큰 탈이 난다’는 믿음의 선견자가 던져준 충언이었습니다.
유라굴로(행27:14,15). 세상의 닻을 달고 유유히 흐르던 부귀영화의 배가 항해도중
광풍을 만납니다. 하나님의 뜻을 거슬러 세상으로 향하던 것에 회오리가 몰아친 것입니다.
하나님의 뜻에 역행하는 자도 시작은 좋습니다.
어쩌면 세상에 부는 바람에 더 속도를 낼 수 있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은 참견하십니다.
유라굴로를 보내십니다. 제동을 걸만한 광풍을 발동시키십니다. 그러나 유라굴로를 통과하면서 죽이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태풍까지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바라보며 인간의 연약함을 느껴보라는 것입니다.
유라굴로를 지나면서 배에 가득한 군더더기를 바다에 버리기를 소망하시는 것입니다. 세상적인 욕망,
탐욕을 버리고 하나님의 뜻 안에 거하기를 바라시는 것입니다. 돌이켜 회개하는 자에게 하나님은 생명을
주시고 안전함을 약속하시는 것입니다. 인간적인 고집이나 생각, 세상으로의 추구를 하나님은 좋아하지
않으십니다. 하나님 안에 거하고 하나님과 동일한 생각의 소유자를 원하십니다.
세상의 것과 인간적인 것을 가득 싣고 항진하는 인생에 하나님의 사랑은 관여하시어 회초리를 들어 때리십니다.
입김을 불어 날리시는 것입니다. 하나님과 우리 사이에 고무줄 같은 연결선이 있습니다. 조금 하나님에서
멀어질 때는 탄력 때문에 아무 이상이 없는 듯 보이나 지나치게 멀리가면 이 끈은 한계가 있어 끊어질
염려가 있습니다.
하나님이 고무줄을 놓아버리면 고무줄에 우리가 다칩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더 멀리 가지 못하게 광풍을
보내사 우리로 하여금 항로를 바꾸고 돌아오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인생에 유라굴로를 통과하고 계시군요.
어서 배 안의 쓰레기 같은 세상의 것을 버리고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으세요. 바람이 곧 잠잠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의 목적지는 거기가 아닙니다. 하나님 안에 목적지가 있습니다. 유라굴로는 회심의
터널인 셈입니다. 하나님 안에 다시 태어나는 출생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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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6월23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