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집회는 남미의 그 어느 집회보다 성황을 이루었다. 집회를 배설한 마르께스
목사를 비롯해 100여 명의 목사들이 금식 기도를 하고 비디오 테이프, 전단지 등을 뿌리며 총력전도에
매진했다고 한다. 집회의 대성공은 당연히 예견된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첫날 집회를 마치고 마르께스
목사의 전화통은 불이 날 지경이었다고 한다.
첫날 집회에 참석하여 병을 고침 받았다고 간증하는 성도들의 전화를 받느라 즐거운 비명을 질러야 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3층 꼭대기에 앉아있던 어느 성도는 유방암 시초였단다. 그런데 너무 멀어서 차마
안수를 받으러 내려올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오직 ‘예수 이름’으로 치료받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돌아갔는데 그 날 밤에 깨끗이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또, 단에 올라와 안수를 받고 누워있던 성도가 위암에서 놓임을 받는가 하면 수많은 병자들이 기적적인
고침을 받았다고 간증하는 놀라운 집회였다. 그 집회 가운데 우리 집회팀을 운전해 주던 훌리오(Julio
Barrera Oro, 50세)라는 사업가가 있었다. 그는 한 때 큰 사업으로 막대한 돈도 벌고
300여 명의 여자들과 연애를 즐기며 쾌락 가운데 살아가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많은 병(매독, 임질, 신경통 등)을 얻어 돈도 날리고 죽을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새로이 사업을 시작하면서 이제는 하나님만 바라보고 살겠다고 다짐했다. 수입의 90%는 하나님을 위해
쓰고 10%만으로 살겠다고 맹세도 했다. 그는 목사님과 식사 시간에 만나 지난날 자신의 화려한 경력을
이야기하며 시쳇말로 폼을 잡으려다가 목사님께 그야말로 혼쭐이 났다.
목사님은 그에게 ‘말로는 세계 인류 모두도 먹여 살릴 수 있다. 말보다 먼저 행동하는 자가 되라.
목회 17년 동안 숱한 사람을 만났다. 내 앞에서 돈으로 폼잡을 생각은 꿈도 꾸지 마라. 그리고
세상을 그리 많이 경험했으면 이제 주의 종이 되어 영혼을 구하는 자가 되라’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많은 목사님들을 만났지만 자신을 그렇게 훈계해 준 목사님은 처음’이라며 목사님 앞에서 약도 다
버리고 새로운 인생을 살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날 점심식사를 대접한 그에게 목사님은 집회중 단에 불러 올려 안수해 주었다. 그는 신경통으로
허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했는데 고침을 받고 공항까지 우리를 배웅하며 헤어짐을 못내 아쉬워했다. 목사님이
그를 소개할 때마다 ‘플레이보이’라고 하면 손사래를 치며 부끄러워 했다. 그런 그의 모습에서 새로운
삶을 찾은 한 영혼의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이 배어 나오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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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5월26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