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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 기도는 문제 해결의 열쇠다
목회를 시작한지 9개월 되던 때였다. 당시 개척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간에 성전이 가득 차는
폭발적인 부흥을 경험한 나는 어리석게도 이 모두가 내 공로인양 우쭐해져 있었다. 더구나 서울
음대생으로 구성된 최고의 성가대는 나의 양어깨를 으쓱거리게 하는데 충분했다.
그런 나에게 주의 막대기가 예비 되어 있었던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급기야 개척 9개월만에
출석 성도 500명을 돌파했다는 기쁨에 들떠 있던 나는 뜻하지 않게 성도들이 나에게서 등을 돌리는
뼈를 깎는 아픔을 맛보아야 했다. 교회가 깨져버린 것이다(6호 내용을 참조하세요). 텅 빈 성전을
바라보는 내 심정은 그야말로 ‘참담’ 그 자체였다.
문득문득 기세 등등하게 나를 노려보며 ‘물러가라’고 일어선 성도들의 영상이 떠오를 때면 한동안
분루를 머금어야 했다. 그러나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다.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나는 ‘다시 이 교회를 세우리라’ 마음을 다잡고는 40일 작정 기도를 시작했다. 밤을 온통 하얗게
지새우며 얼마를 그렇게 울부짖었는지 모른다. “하나님, 저의 교만과 거짓된 모든 것을 용서해
주소서. 이제는 제가 진실된 자가 되게 하소서!”하며 날마다 한(恨)을 품고 기도했다.
그러자 그 기도가 하늘에 상달되었나 보다. 작정 기도가 끝나는 즈음에서 하나님께서 내게 감동을
주시는 것이 아니겠는가! 바로 어떤 목사님을 지시하시는 것이었다. 나는 지체하지 않고 ‘부흥회를
인도해달라’고 간청하기 위해서 그 목사님을 찾아갔다. 마침 태화산 기도원에서 집회를 인도하고
계신다는 소식을 듣고 날 듯이 그 분을 찾아뵌 순간, 아니 이게 무슨 청천 벽력같은 소리런가!
“3년 있다 오게. 내 집회 일정이 모두 잡혀있어서 말일세!”
분명히 작정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받았는데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그러나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는 일, 위기의 순간에 믿음을 보일 때 반드시 길이 열리는 법이 아니겠는가! 나는
무례인줄 알지만 다시 한번 간절한 마음으로 머리를 조아렸다. “목사님, 제가 40일 작정 기도하고
왔습니다. 그러니 저를 도와 주십시오.” “아니 이 사람, 도대체 이게 무슨 경우인가. 시간이
없대두 그러네, 글쎄!”
입이 바짝바짝 타올랐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있는데, 그때 어디선가 반갑게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아니 이 목사님 아니세요. 바쁘신 분이 여긴 무슨 일로 오셨나요?” 돌아보니 우 집사였다.
과거 장안에서 소문이 자자한 고급 마담이었다가 예수님의 은혜로 거듭난 그런 여인이었다. 언젠가
우리 교회에서도 간증 집회를 인도했던 인연도 있고 해서 막역하게 지내던 사이였는데 그곳에서 만난
것이었다.
마침, 그곳에도 간증 집회를 나온 참이었다고 한다. 그리하여 대강 그 목사님을 찾아오게 된 경위를
일러주었더니 ‘알았어요, 포기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듯, 눈을 찡긋거리더니 그 목사님께 나를
소개하는 것이 아닌가! 급기야 우 집사의 소개로 말미암아 나는 ‘그렇게도 안 된다’던 그 목사님과
식사하는 자리까지 동행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면 그렇지’ 실낱같은 희망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식당으로 가는 길에 또 얼마나 간절히 기도했는지 모른다.
그러자 결국 그 짧은 순간에 드린 기도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동두천 시민회관에서 갖기로 예정되어
있던 집회를 취소하고 자네 교회에서 집회를 인도하기로 함세!”라고 하는 목사님의 결정으로 다시
한번 내게 응답해 주셨지 않았겠나! 이것은 분명, 내가 작정하여 부르짖고, 또 끝까지 믿음을
포기하지 않았더니 하나님께서 나의 그런 간절한 마음을 보시고, 우 집사를 보내주셔서 문제를 해결해
주신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그리하여 나는 이 집회를 통해 잃었던 성도 370여 명을 되찾는
은혜를 맛보게 되었다.
그렇다. 에스더도 ‘죽으면 죽으리라’ 작정하며 금식했을 때, 하만으로부터 온 이스라엘을 구원하는
역사를 일으켰고, 다니엘도 작정하며 기도했을 때, 왕만이 알고 있던 심중의 계시를 알아 맞추고
또 해석까지 할 수 있게 되었지 않은가! 이렇듯 애통하는 작정 기도엔 응답이 따른다. 능력이
따른다. 문제 앞에, 시련의 파도 앞에 두려워하는 성도들이 있는가? 애통하며 부르짖으라! 작정하고
기도하라. 작정 기도는 문제 해결의 열쇠다!
이초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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