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파악 못하는 개

개와 닭을 키우는 어느 시골 양반 댁이 있었다. 주인이 아침에 일어나면 그 집 개가 기다리고 있다가 꼬리를 흔들며 주인을 맞이한다. 그 주인은 개를 한번 쓰다듬어 주고는 지붕 위에서 목청을 돋우어 울고 있는 닭을 쳐다본다. 그리곤 닭을 보며 “닭아, 고맙다. 날마다 내가 늦잠 자지 않게 깨워주니...”

개가 가만히 생각하니 억울했다. 자기는 밤새 잠도 못자가며 혹시라도 도둑이 들어 올까 지키느라고 고생을 했는데 닭만 이뻐하시는구나 싶었다. 그 날부터 개는 닭우는 소리를 연습하기 시작했다. 일년 후 충분히 연습이 되었다고 생각된 날, 드디어 주인에게 자기도 칭찬을 들을 것을 기대하며 새벽을 기다렸다. 새벽이 되자 개는 닭이 지붕위에 올라가기 전에 먼저 올라가서 있는 힘을 다해 일년을 갈고닦은 실력으도 닭우는 소리를 내었다. 꼬끼오--옥, 꼭끼옥,---- 생각대로 주인이 나오셨다. 이제 개야 고맙다, 하며 칭찬하실 차례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갑자기 주인이 화를내며 하인을 불러 “저 개새끼가 갑자기 미쳤나보다. 지붕 꼭대기에 올라가 우는 것을 보니 어서 잡아다 죽여라.” 하나님은 모든 만물을 필요에 따라 만드셨다. 잘난 사람도 못난 사람도 모두 필요하다. 눈도 필요하고 발도 필요하다. 예쁜 장미꽃도 있고 수더분한 호박꽃도 있다. 느림보 거북이도 있고 잽싼 토끼도 있다. 닭이 할 일이 있고 개가 할 일이 따로 있다.

남을 부러워 말고 내게 주신 달란트를 가지고 맡겨진 일에 충실하여 그 자리에서 인정받는 자가 되는 것이 지혜다. (고전12:18) 하나님이 그 원하시는 대로 지체를 각각 그 몸에 두셨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