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아지는 엄마소를 닮는다

방학이 되면 자녀들과 쉴사이 없는 씨름이다. 신발 정리, 옷 정리, 책상 정리… 더이상 말하기도 싫을 정도다. 어느날 ‘따끔한 맛 좀 봐라’ 생각하고 큰 딸에게 시켜서 둘째 딸의 책상 위의 것을 몽땅 비닐에 넣어 버리게 하였다. 물론 방, 책상위에 정리가 안되어 있는 것은 모조리 버리겠다고 경고를 한 뒤였다.

얼마 간은 두 녀석이 많이 달라졌다. 그러나 다시 원 위치로 간다. 개학이 시작되니 하나 더 일거리가 생겼다. 아침마다 애간장을 태운다. 등교 시간을 너무도 정확히(?) 지키기 때문이다. “왜 좀더 여유있게 못 나가냐”고 야단을 친다. 자녀들을 등교시킨 후 넋 나간 사람처럼 ‘왜 우리 자녀들은 저럴까?’ 생각하는데 내 서랍장 위가 눈에 띄었다. 그 곳에는 책과 우편물 등 여러 물건들로 온통 난장판이었다.

‘픽~’ 혼자 웃음이 난다. 또 내가 학교 다닐 때를 생각해보니 나도 항상 등교 시간 1~2분 전에 슬라이딩해서 들어갔음이 기억난다. 내가 도착하면 주변 친구들은 “이제 수업 시간이 되었나보다”고 했다. 송아지는 엄마소를 닮는다. 자녀들을 야단치기 전에 내가 먼저 변화되야겠음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