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사회의 아킬레스건
요즘 뉴스거리로 빠지지 않는 이슈가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수많은 세미나, 토론, 연구 등에 관한 소식들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5G 등 미래의 우리 삶을 획기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화두들이 하루도 빠짐없이 회자되고 있는 오늘이다.
그런데 지난 11월 24일 모 통신사의 지사건물 지하에서 발생한 화재로 서울 일부지역에 며칠간 난리가 났다. 통신두절로 인한 피해는 한두 가지가 아니었는데, 가장 먼저 전화불통으로 인한 연락두절, 재난신고를 비롯한 비상연락망두절, 여기에 카드결제가 올 스톱되어 영업장마다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였고, 인터넷 망 두절은 굳이 설명이 필요 없는 재앙수준이었다. 한마디로 모든 시스템의 마비라는 재난사태가 발생한 것이었다. 통신사 일개지사의 화재가 이토록 큰 파장을 일으킬 줄은 미처 깨닫지 못하였고, 이 사건은 초연결사회를 지향하는 과학적 진보라는 것이 얼마나 아슬아슬한 기초 위에 서있는지 모두가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이보다 더 극명한 사건이 있었다. 매년 1월이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는 세계 전자업계의 최첨단기술이 시현되는 기회로서 세계가 주목하는 행사다. 올해는 특히 5G의 등장으로 더욱 첨단의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려고 각국 첨단기업들이 각축하고 있었다. 그런데 참 어이없게도 갑자기 쏟아진 폭우로 인해 전시장 내에 약 30분간 정전사태가 발생했는데, 말 그대로 올 셧다운(All Shutdown), 전시장은 정전으로 어둠에 싸였고, 그 모든 첨단기기들은 고철덩어리로 서있을 뿐이었다. 이 두 사건으로 현대문명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전기와 통신임을 확연히 알 수 있었다.
누군가 목사님께 향후 인간과 인공지능이 대결하면 누가 이길지 질문했단다.
“당연히 인간이다. 전기 내려버리면 다 무용지물이다.”
목사님의 극히 단순한 현답에 무릎을 쳤던 기억이 난다.
신나게 달리던 자율주행차가 인터넷 망 두절로 갑자기 흉기로 변할 지도 모를 장면을 상상해보라. 정말 끔찍한 재앙이 아닐 수 없다. 제아무리 5G시대라 큰소리쳐도 그 근간이 되는 전기와 통신이라는 국가기간산업에 타격이 발생하면 오히려 통제 불능상태에 놓여 국가적으로 엄청난 재난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깊이 유념해야할 것이다.
목사님이 늘 강조하시는 ‘기본과 원칙의 준수’는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모든 부문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 수 없다. 이상(理想)은 반드시 현실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어야 한다. 하늘의 별만 좇다가는 땅의 지푸라기에도 걸려 넘어지는 법이니까.
한은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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