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의 길’을 간다
2003년 당시에도 공무원이란 직업은 인기 있는 직종이어서, 내가 공무원이 되자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축하를 해줬다. 그러나 막상 일을 하고 보니, 직장일이 도무지 내 적성에 맞지 않는 것이었다. 평소 틀에 매인 것을 제일 싫어했는데, 이 직업은 뭐든지 지침대로 해야 되고, 위계질서가 철저하여 하루하루가 지긋지긋하기만 했다. 무척이나 적성에 맞지 않아서 갑상선 종양까지 생기는 등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11년을 버틴 이유는 단지 남들이 그 직업을 선호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렇듯 나는 공무원이란 직업이 나에게 맞지 않아서 힘들었다고만 생각했었다. 그러나 ‘적성(궁합)이 맞아야 신바람 난다’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다른 각도로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그 직업이 내 적성과 기질, 성향에 맞지 않는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지만 그 일이 그렇게까지 힘든 것은 아니었는데, 유달리 내가 못 견디게 괴로웠던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설교 말씀 중에 목사님은 목회 30년을 했는데, 당신께서는 그 길을 가는 것이 매우 쉬웠다고 하셨다. 나는 정말로 깜짝 놀랐다. 목사님 목회에 풍파와 시련이 많았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끊임없는 시비 끝에 결국 이단으로 낙인이 찍혔고, 영적 싸움의 최전방에서 약간의 틈도 보일 수 없는 자리에 서 계시는 목사님께서 그 길이 쉬웠다고 하시다니! 나는 그때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자신의 길은 쉬운 길이구나! 오직 하나님만 의지하고 마땅히 자신이 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하며 가는 길은 외부에서 보기에는 가시밭길이지만, 정작 본인에게는 쉬운 길이구나! 내가 공무원이 그리 힘들었던 것은 단지 내 적성에 맞지 않아서만이 아니고, 하나님이 아닌 사람을 바라봤기 때문인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사람의 눈치를 보고, 의식하고, 사람에게 잘 보이려했기에 고달팠던 것이다. 나의 삶이 아닌 남이 원하는 삶을 살고자 했기에 끊임없이 흔들거렸고 불안정했던 것이다. 내가 아닌듯한 느낌이랄까. 만약 내가 하나님만 의지하고, 나의 내면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다른 소음들을 차단했다면, 그렇게 흔들리지 않았으리라.
이제 나는 ‘비바람이 앞길을 막아도 주의 길을 가리’의 마지막 대목을 바꾸어 부를 것이다. ‘주의 길’을 ‘나의 길’로. ‘나의 길’이 바로 ‘주의 길’이기에….
박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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