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마치 하늘에 구멍이 난 것 같았다. 추석 연휴 첫날인 21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간당 70mm가 넘는 국지성 폭우가 쏟아졌다. 세상천지가 온통 물바다였다.
추석명절과 긴 연휴로 들떠 있던 사람들을 순식간에 긴장시킨 이번 기습호우는 한마디로 물 폭탄과 같았다. ‘비가 내린다’는 표현보다는 ‘퍼다 붓는다’는 말이 적합한 무서운 빗줄기였다.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고, 도로가 강을 이뤘으며, 천이 범람했고, 특히 저지대에 있는 집들이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세간이 다 물에 잠긴 자들은 추석 전야를 물과 씨름하며 지새워야 했다. “어떻게 살아야 할 지 모르겠다.”, “그렇잖아도 살기 힘든데 죽어라 죽어라 한다.”는 그들의 울부짖는 소리가 우리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이번에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가 서울 강서구인데, 우리 성도들 중 몇 가구도 크게 피해를 입었다.
그중 특별히 최분녀 권사님(78) 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수마(水魔)가 할퀴고 간 지 일주일이 지난 26일, 권사님 댁을 찾았지만, 아직 전혀 복구가 되지 않고 있었다. 방과 벽이 마르지 않아 장판을 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 장롱이 골목길에 그대로 서 있었고, 가재도구들은 좁은 통로에 여기저기 놓여 있었다. 최 권사님은 당시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물이 조금씩 들어오다가 갑자기 물이 역류되었어요. 급히 방에서 나가려는데 물 때문에 문이 닫혀 안 열렸습니다. 억지로 문을 열려다 문틈에 손을 끼었는데, 물이 들이치니까 손을 빼려고 해도 빠지지 않았어요. 마침 손주가 와서 저를 건져줬습니다. 손을 많이 다쳤습니다. 순간적으로 물이 제 어깨까지 들어왔습니다.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고 몸만 빠져 나와 여관에서 지냈습니다.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지금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그리고 최 권사님은 이렇게 말을 덧붙였다. “하마터면 죽을 뻔 했는데 이렇게 살려주신 것만으로도 하나님께 너무 감사드려요. 또 이번 수해 때문에 한 번도 바꾸지 못한 장판과 도배를 다 바꾸게 되었어요. 정부에서 지원금도 나왔고요. 그저 감사할 뿐입니다. ”
고난 중에도 감사하는 최분녀 권사님을 보며, 역시 하나님의 사람들은 다르다는 생각에 분명 하나님께서 더 좋은 길로 인도하시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153구제운동 본부에서는 수해를 입은 성도들에게 사랑의 손길을 펼쳤다. 26일 주일예배 후, 총회장 목사님은 서울과 인천의 수해를 입은 여러사람들에게 수제의연금을 전달하셨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는 말이 있다. 비록 우리의 작은 손길이지만, 고통 중에 있는 그들에게는 반드시 큰 힘과 위로가 될 것이다. 하나님의 위로와 은총이 이번 수해를 입은 모든 자들에게 함께 하기를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