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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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는 죽어도 전쟁은 이겨야 한다

540호 · 2010-07-02

전쟁에 나간 병사는 무수한 변수, 미처 예측할 수 없는 지뢰밭을 만나게 된다. 전쟁에 나간 병사가 부상을 입는 것은 어찌 보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그런데 조금 부상을 입었다고, 더 나아가 병사가 죽는다고 전쟁을 포기할 수는 없다.

왜? 패전은 곧 공멸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목사님이 늘 ‘전쟁에는 2등이 있을 수 없다’고 외치시는 것이다. 전쟁에 2등이란 곧 패전이요, 진 자는 이긴 자의 종이 될 수밖에 없다. 국가가 힘이 없어 식민의 역사, 굴종의 역사를 겪는 것이 어떤 것인지, 우리는 일제 36년을 통해 뼈아프게 경험하였다.

국가가 힘이 없어 국제사회에 나가 제 목소리 한번 내지 못한 역사를 우리는 오랜 세월 경험하였다. 그 역사의 한을 넘어 오늘날 우리는 국제사회가 무시하지 못하는 세계 10대 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숱한 시련과 질고의 역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싸워 이겨왔기 때문이다.

지금 2010 남아공 월드컵이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세계무대에 선 축구선수들이 부상을 두려워하고야 어찌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까? 경기 중 머리가 터져 피가 흐르는 와중에도 그들은 승리를 위해 온몸을 불사르고 있는 모습을 우리는 본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오해를 하곤 한다. 전쟁이나 경기에 나가 부상당하는 것을 두고 무슨 잘못의 결과인 양 돌을 던진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승리를 위해 싸우다 생긴 영예로운 훈장이다. 그 고통과 좌절을 넘어 승리를 위해 싸우는 그들에게 박수를 보내야 마땅하다.

목사님의 성역 25년을 돌아보아도 우리는 절감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목사님이 걸어온 길에는 생사를 넘나드는 숱한 위기들이 도사리곤 하였다. 그러나 인간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무수한 도전과 모함과 핍박 속에서도 오로지 하나님을 향한 순수한 열정 하나로, 영혼을 향하여 나아간 그 발자국이 오늘의 예루살렘 교단을 일구었고, 세계 70여 개국에 복음을 전하고 있는 것 아니겠는가.

이번 멕시코(Mexico) 남서부의 항구도시 아카풀코(Acapulco) 집회 역시 그런 역사의 표본일 것이다. 사도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향하며 거기서 무슨 일을 당할는지 모른다고 말한 것(행20:22)처럼, 목사님이 가시는 길 역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알지 못한다. 목사님 역시 사도 바울처럼, 하나님께 받은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기 위해, 그 복음을 전하지 않으면 화가 있음을 알기에 그 고통의 여정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다.

아카풀코에서 만난 김성자 전도사도 여기 오기 전 한달 동안이나 심한 병으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심히 고생했었다고 한다. 얼굴이 무척이나 수척해있었다. 주위에서는 거의 매달 나가는 선교니 한번쯤 몸을 위해 쉬라고 만류하더란다. 그러나 그녀는 내가 그곳에 가서 반드시 할 일이 있다며 모든 만류를 뿌리치고 이곳에 왔다고 간증했다.

이현숙 선교사 역시 얼굴을 비롯한 피부가 발갛게 뒤집어진 것이 몹시 힘들어보였다. 정말 사명이 아니고서야 이 일을 어찌 감당할까? 쉬고 싶고 눕고 싶은 와중에도 연약한 무릎을 일으켜 세워 복음의 길로 나서는 것은 믿음이 없이는, 사명이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아카풀코 도착 이튿날, 세미나와 집회를 앞두고 그만 목사님의 왼쪽 눈이 터지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목사님은 당신의 실수로 부딪쳐 생긴 일이라 하셨지만, 상태는 심각해보였다. 눈꺼풀은 피멍이 든 채 잔뜩 부어올라 감긴 상태였고, 억지로 눈꺼풀을 열어보니 눈자위는 뻘겋게 충혈 되어 있었다. 통증도 만만치 않을 듯싶었으나 목사님은 괜찮다며 주위의 걱정을 뿌리친 채, 얼음으로 잠시 냉찜질만 하시고는 방에서 계속 기도만 하셨다. 병원에 가서 검사를 해보셔야한다는 말에도 목사님은 요지부동이셨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계2:10)

“너는 병원에 가야한다는 생각이지만, 나는 죽은 지 나흘 된 송장도 살리신 그 하나님께서 치료해주신다는 생각으로 기도한다.”

더 이상 무슨 말을 하랴. 속이 타는 마음에도 해드릴 수 있는 것은 가끔의 냉찜질뿐인지라 송 전도사는 지극정성으로 간호하였다. 라구나(Laguna)는 즉시 자기가 쓰던 선글라스를 가져다드렸고, 수시로 목사님 방으로 먹을 것을 들이며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었다.

친자식이라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그 마음 씀씀이 참으로 고마웠다. 숙소는 아카풀코 해변에 자리 잡고 있어 너무나 아름답건만, 한쪽 눈이 터진 채, 어두운 방에 홀로 누워 신음하며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을 목사님을 생각하니 울컥하는 마음과 함께 목사님이 그렇게 불쌍할 수가 없었다. 세미나와 집회를 앞두고 또 얼마나 번민의 시간을 갖고 계실까….

세미나를 몇 시간 앞둔 아침, 목사님은 라구나가 준 검은 선글라스를 끼시고 나오셔서 담담하나 단호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나는 오늘 세미나에 나갈 것이다. 설령 내 눈이 터져 실명이 되었다 해도 나는 나가 복음을 증거할 것이다. 눈이 터졌으니 다 포기하고 돌아갈 수도 있다. 그러나 내 생각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내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일을 위해 보내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때마침, 멕시코와 우루과이(Uruguay)의 월드컵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가 열리고 있었다. 엑토르(Hector)는 목사님께 멕시코 모자와 선수복을 선물하며 멕시코를 응원해달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축구는 실력대로 판가름 나는 거다. 그러나 이 옷과 모자는 아주 고맙다. 오늘 이걸 입고 세미나에 나가야겠다.”

항상 악조건을 호조건으로 뒤집는데 명수이신 목사님이다. 사람들의 시선이 눈에 쏠리는 것을 월드컵 응원복장으로 돌리도록 착안하신 생각은 기발했다. 세미나장에 모인 목회자들은 녹색 멕시코 모자와 선수복에 검은 선글라스를 쓴 목사님의 모습에 놀라는 눈치였지만, 때가 때인지라 박수와 환호로 목사님을 맞았다. 목사님은 먼저 양해를 구하셨다.

“먼저 여러분에게 깊은 사과와 양해를 구하려 합니다. 제가 어제 그만 한쪽 눈을 다쳐서 부득이하게 선글라스를 쓰고 나왔습니다.”

세미나는 그 어느 때보다 하나님의 은혜로 넘쳐났다. 목회자들은 목사님의 열강에 완전히 사로잡혔고, 진지하고 열띤 질문으로 점심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특히 목사님이 선글라스를 벗고 퉁퉁 부어올라 감겨버린 눈을 보이시며 진실을 토로할 때는 많은 목회자들이 눈물을 흘리며 아멘으로 화답하였다.

“보세요. 지금 내 한쪽 눈은 터져서 감긴 채 보이지도 않습니다. 세미나고 집회고 다 뒤로한 채 병원에 가서 누워있어야 정상일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오늘 여러분들에게 하나님의 사랑과 하나님의 은혜와 하나님의 능력을, 그분의 살아계심을 증거하고자 여기에 나왔습니다. 또한 하나님께서 그런 나를 긍휼히 여기사 내 눈을 치료해주신다는 믿음으로 나왔습니다. 나는 정말 여러분들이 오늘 내가 전하는 말을 듣고 깨닫길 바랄 뿐입니다.”

통성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더러운 귀신들이 소리를 지르며 떠나갔고, 여기저기서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통곡하며 기도하는 목회자들이 보였다.

목사님은 더없이 기뻐하셨다. 외칠 때마다 온몸이 울려 눈은 더 아팠을 것이 분명하지만, 목사님은 세미나를 최선을 다해 마치신 후 감겼던 눈이 떠졌다며 하나님께 진실로 감사하시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저녁집회에도 동일한 자세로 임하셨다. 먼저 양해의 인사를 하시고는 더욱 단호한 어조로 ‘오늘 성령의 역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나는 가짜 목사’라고 외치셨다. 단상에 서서 이 영적 전쟁을 진두지휘하시는 목사님 앞에 터진 눈은 단지 허상일 뿐이었다. 오히려 한번 다운된 권투선수가 더 독이 올라 맹공격을 가하듯, 목사님은 성령에 충만하여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예수 그리스도의 현재성을 더욱 강력하게 증거하셨다.

‘병사는 죽어도 전쟁은 이겨야 하고 핍박과 순교가 온다 해도 예수 그리스도는 증거되어야 한다’는 목사님의 목회철학을 온몸으로 웅변하는 감동의 시간이었다.

(다음 주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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