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使命)
목회 25년, 어떻게 달려왔는지 모르겠다. 정말 쉴 틈 없이, 뒤 한 번 돌아볼 겨를 없이 앞만 보며 이 길을 달려왔다. 내가 이 길을 간 것은 갈 수 있는 길이라 간 것이 아니었다. 눈 덮인 산야요, 물 없는 사막 같은 길이었지만 꼭 가야할 길이기에 나는 주저 없이 달렸다.
사명(使命), 이는 내가 할 수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해야 할 일이기에 하는 것이고, 이는 내가 갈 수 있어서 가는 것이 아니라 내가 가야할 길이기에 가는 것을 말한다. 나는 이 사명의식 가운데 벧세메스로 가는 암소의 심정으로 25년을 달려왔다.
사실 힘들었다. 사실 두려웠고, 사실 외로웠다. 그러나 한 번도, 단 한 번도 후회하지는 않았다. 누군가에게 이 짐을 맡기고 싶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왜? 힘들고 어려운 일은 가장 신임하는 자에게 맡기신다는 믿음이 내게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주님도 갈 수 있는 길을 가신 것이 아니었다. 가야할 길이었기에, 해야 할 일이었기에 그 분은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셨고, 말구유에 누우신 것이다. 사명이었기에. 성탄절은 한 사명자의 탄생을 기리는 날인 것이다.
사명을 부여받은 자에게는 ‘아니요’가 없다. 길이 없어서 못 가겠노라, 힘이 부쳐서 못 하겠노라 할 수 없다. 갈 수 없는 길이라도, 할 수 없는 일이라도 무조건 해내야 하는 것이 사명자의 몫이다. 그러나 이 고난은 사명을 완수한 후에 받을 영광과 족히 비교할 수 없다. 하여 이 사명을 무겁다, 힘들다 하지 않는 것이다.
나는 우리 주님이 이 땅에 오셔서 사명을 감당한 후에 받으신 영광을 안다. 나 또한 그 날의 영광을 알기에 내가 받은 사명에 더욱 충성되려 한다. 부족한 나를 택하시고 중책을 주시고 늘 인도하여 주신 주님께 감사드리고, 25년 나와 함께 한 사랑하는 성도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