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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462호 · 2009-01-04

어느 때보다 감동적인 크리스마스였다. 서울 교육부서가 준비한 뮤지컬 ‘한 알의 밀알 되어’는 모든 믿는 자들에게 강한 도전을 던져주었다. 이 드라마는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맞서 일체의 타협을 거부하고 죽기로 맞서 투쟁했던 주기철 목사의 빛나는 삶을 극화한 것이다.

이제까지 보여주었던 여느 드라마보다 매우 완성도가 높았고, 아마추어 배우들의 연기도 이제 물이 오를 대로 올라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는데 조금도 부족함이 없었다. 빠른 전개, 군더더기 없는 집중, 깊이 있는 해석 등이 돋보였다 하겠다. 수개월을 준비하며 애쓴 모든 연출 및 출연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단언컨대 이 나라 기독교의 오늘은 바로 주기철 목사와 같은 순교자의 피 위에 세워진 것이다. 우리의 기독교 지도자들이 타협 없는 신앙의 길을 죽음으로 이루어갔기에 오늘의 눈부신 부흥과 성장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천주교가 들어온 때부터 얼마나 많은 순교자들의 피가 이 강산을 물들였던가. 일제 36년은 그리스도의 복음 앞에 강퍅했던 조선을 철저히 부수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오늘의 번영은 그 참혹한 과정을 신앙으로 이겨낸 우리 믿음의 선친들이 일궈낸 열매다. 피로써 심겨진 그 작은 밀알들이 싹을 틔우고 잎을 내어 풍성한 열매로 나타난 것이다.

그 고통의 역사가 오늘의 크리스천들에게 강한 믿음의 도전을 던지고 있다. 모진 고문과 죽음의 공포로 수많은 사람들이 변질되고 타협해가는 상황 속에서 처음 받은 믿음의 확신을 지키기 위해 고독한 투쟁을 해야 했던 믿음의 선친들의 이야기는 감동을 넘어 경외감을 자아낸다.

과연 우리는 저 상황 속에서 믿음을 지켜낼 수 있을까? 오늘날은 그 시절과 같은 잔혹한 핍박도 없다. 오히려 신앙의 자유를 만끽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우리의 자존심 때문에, 두려움 때문에 아주 작은 일들에도 쉽게 타협하고 무너지기 일쑤다. 약간의 핍박이 두려워 교단에, 매스컴에 굴복하고 만다.

예수님이 가셨던 길, 우리 순교자들이 고독한 투쟁 속에서 갔던 길, 우리도 그 길을 따라 나서야 한다. 단지 크리스마스라서가 아니라 우리가 시작한 길이 그 길을 따라 천국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천국에 소망을 둔 우리가 가야할 길이기 때문이다. 그 날과 그 나라가 없다면 이 땅의 향락에 취하지 못한 자가 어리석은 것이다. 그러나 그 날과 그 나라는 반드시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좁은 길을 가야한다. 돌이킬 수 없는, 단 한번밖에 없는 우리 인생의 무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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