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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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사람을 들어 일하신다

448호 · 2008-09-28

모스크바(Moscow)는 여전히 통제를 즐기고 있었다. 그들은 여전히 대중을 가르쳐야하고 질서를 잡아줘야 한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비행기 트랩은 어차피 좁아서 줄을 설 수밖에 없는데도 트랩 앞까지 다가서는 인원을 통제한다. 검색대 진입도 마찬가지다. 도무지 승객에 대한 편의 제공이라는 서비스 개념은 아예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오로지 완장 찬 자들의 편의만 존재한다.

공산당 시절의 구습이 조금도 변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모스크바를 경유하는 환승객들은 차분히 앉아 쉴만한 공간도 없다. 그나마 있는 공항 레스토랑은 의자도 불편한 마당에 물가는 천정부지라 보통 시중 가격의 10배는 부르고 있었다. 빵 한 조각에 연어알 살짝 얹은 것이 만원이라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독점에 경쟁도 없고 정부당국의 조치도 없어 보였다. 러시아 정치가들은 도대체 어떤 생각으로 나라를 이끌어가는 것일까?

키예프(Kiev) 공항은 확실히 달랐다. 우크라이나(Ukraine)가 러시아(Russia)보다 발 빠르게 개방과 성장을 지향하고 있었다. 이민국이나 세관이나 아주 간단히 통과하고 게이트로 나갔다. 슬라바(Slava) 목사와 필립(Philip) 목사를 비롯한 키예프 성도들이 아름다운 전통의상과 고소한 빵으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었다.

필립 목사는 지난 2003년에 처남인 비탈리(Vitaly) 목사와 함께 한국의 영성세미나에 참석했었다. 그의 표현에 따르면 한국에 다녀간 후 ‘눈이 머리보다 커졌다’고 한다. 우리 교회를 보고 상당한 충격을 받았던 것이다. 그는 그 때부터 성전건축을 계획하고 키예프 외곽에 쓰레기 처리장으로 버려진 땅을 싼 가격에 매입하여 그 해 12월부터 성전을 짓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직접 가본 그의 교회(구원 교회)는 아담하면서도 매우 아름다웠다. 한국 방문 당시 약 1,500명 성도가 출석하던 그의 교회는 5년이 흐른 지금, 52개 지교회와 5,000명 성도가 출석하는 교회로 부흥 성장하고 있었다. 목회 15년인 그는 현재 교회에서 약 100km 떨어진 지역의 6ha 부지에 기도원을 건축하고 있다. 공사가 약 80% 정도 진척 중이란다. 또한 약 30km 떨어진 곳에는 마약재활센터도 운영 중이다.

한국에 다녀온 후 지난 5년 동안 그가 얼마나 열심히 달려왔는지 열매로 말해주고 있었다. 목사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처럼 결과가 과정을 대변해주고 있었던 것이다. 목사님은 필립 목사의 성과에 매우 기뻐하시며 역시 “백문(百聞)이 불여일견(不如一見)”이라고 말씀하셨다. 한국에 다녀간 목회자들마다 기대 이상의 성과들을 올리고 있는 것을 보면 역시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와서 보는 것이 중요함을 절감한다. 필립 목사는 집회 첫날, 목사님을 소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한국의 예수중심교회를 방문하고 눈이 머리보다 커졌습니다. 오늘 여러분에게 소개할 목사님은 21세기의 사도며, 하나님의 종이며,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이십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분을 이해하는데 1%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분은 오히려 예수님의 친구이십니다. 이제 예수님의 친구 되시는 이초석 목사님이 나오시겠습니다!”

그의 통찰이 느껴지는 발언이었다. 단지 보름 정도 다녀간 한국의 경험에서 그가 받은 인상을 아주 적확하게 표현한 셈 아닌가. 그러나 예배가 진행되며 성도들과 어울려 춤을 추고 찬양하는 목사님을 보니, 역시 저분은 한국보다는 외국에 더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필립 목사에게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그동안 열심히 뛰다보니 건강을 잃은 것이다. 쉽게 피로를 느끼고 혈색도 좋지 않아보였다. 목사님은 첫 세미나를 마친 후 그의 사무실로 내려가 그의 건강을 위해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온 천하를 얻고 건강을 잃어버리면 다 무슨 소용인가.

키예프 도착 이튿날, 세르게이(Sergey)라는 필립 목사 교회 성도의 집으로 식사 초대를 받았다. 운전은 항상 베드로(Peter)가 담당해주었는데, 교통체증이 극심한 키예프 도로들을 피해 골목골목을 누비며 우리를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의 전력을 듣고 보니 수긍이 갔다. 그는 14살 때부터 아버지 차를 몰래 운전하곤 했었다고 한다. 그러다 차 도둑질에 나서 그 일로 감옥에도 여러 번 갔었고 마약에도 손을 대는 등, 방탕한 젊은 시절을 보냈었다고 한다. 하나님을 만나고 지금은 부동산 사업을 하며 필립 목사를 도와 열심히 봉사하고 있다. 그의 말이 멋있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하는 것 같이

사람이 그 친구의 얼굴을 빛나게 하느니라

“예전에 저는 100% 죄만 짓고 살았었습니다. 그러기 때문에 이제는 200% 이상으로 하나님의 일만 하고자 합니다.”

이때 슬라바 목사가 명언을 했다.

“경찰을 피하며 늘었던 운전 실력을 하나님이 이 때 쓰시려고 그랬던 것 같다.”

이 말을 듣고 모두가 박장대소를 했지만, 정말 하나님은 그러신 분이다. 하나님께는 버릴 것이 없다. 우리가 하나님께 헌신할 자세만 되어있으면 하나님께서는 우리 속에 있는 모든 것을 들어 일하신다.

세르게이는 벌건 얼굴로 우리를 맞아주었다. 사우나를 준비하느라 불을 때고 있는 중이었다고 한다. 그는 목사님을 사우나실로 인도하더니 러시아식 사우나를 선보였다. 참나무 가지를 엮어 온몸을 두드려주는 방식인데 아프지는 않고 매우 시원하다고 한다. 사우나실에서 세르게이가 간증을 한 모양인데 식사 중에 목사님께서 전해주시는 그의 간증은 매우 은혜가 넘쳤다.

그의 증조할아버지는 피터 대제 때, 배를 만드는 기술자였는데 황제의 배를 잘 만들어 귀족의 작위를 받고 영지까지 하사받았다. 귀족 가문이다 보니 그의 할아버지는 스탈린 시절, 감옥에 끌려갔다. 의사였던 그의 할아버지는 간수들이 밥을 굶겼다가 갑자기 많이 줘서 죄수들을 죽이는 것을 보고 동료들에게 밥을 적게 먹으라고 가르쳐주었다. 그로 인해 할아버지는 감옥에 더 있어야 했다. 할아버지는 20년의 오랜 옥고 끝에 후르시쵸프 시절에 가서야 풀려날 수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할아버지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우리를 해방시켜준 것은 피터 대제도 후르시쵸프도 아니고 바로 예수님이 우리를 해방시켜주셨다.”

할아버지의 신앙을 물려받은 세르게이는 지난 1999년에 예수를 영접하였고, 그 후 재산을 팔아가며 불우한 이웃들을 도왔다. 그로 인해 아버지와 불화도 있었지만,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아버지와 눈물로 화해했다. 우리가 방문한 집을 그는 이전에 창고로 쓸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람들을 대접하라고 해서 새롭게 개조해서 쓰고 있단다. 목사님은 성심껏 대접하는 그에게 ‘하나님은 육체를 들어 일하신다’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우리가 하나님을 위해 돈을 쓰기 원할 때 돈을 줘서 일하게 하신다. 내가 사람들에게 귀신을 쫓아주고 병을 고쳐주기 원하니까 능력을 주셔서 일하게 하셨다. 바로 하나님은 사람을 들어 일하시는데, 우리가 하나님께 헌신할 자세가 되어있을 때 그에 합당한 능력을 주셔서 일하게 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을 위해 돈을 쓰기 원할 때 돈을 주셔서 일하게 하신다’는 말씀에 세르게이는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목사님은 사우나실임에도 불구하고 성령의 감동에 따라 그의 머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주셨다. 그는 이 집을 주의 종이 거하는 곳으로 운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목사님은 주의 종들을 대접하여 복을 받았던 수렙 여인, 다비다 등을 이야기하며 그를 축복하셨다.

세르게이는 눈물을 그치고 말했다.

“물론 하나님을 믿지만, 내가 모방할 수 있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복입니다.”

목사님은 “그렇다. 죽은 아브라함보다 현재 살아서 믿음의 역사를 일으키는 사람이 더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보고 배우면 된다. 참으로 귀중한 것을 깨달았구나.” 라고 화답하셨다.

세르게이는 정말 아름다운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은 진실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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