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명작이 나온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에는 페낭(Penang) 직항이 폐쇄된 관계로, 우리는 싱가포르(Singapore) 창이(Changi) 공항을 경유하여 말레이시아(Malaysia) 페낭으로 들어갔다. 에드먼드 찬(Edmund Chan)을 비롯한 현지 목회자들, 그리고 싱가포르의 비홍(Bee Hong) 집사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무엇보다 기뻤던 것은 지난해 첫 말레이시아 집회를 연결했던 T.H 집사가 매우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난 일이었다. 2006년 12월 싱가포르 집회 때 비홍의 소개로 처음 만날 때만 해도 그는 암으로 투병 중인 환자의 모습이었다. 환자의 몸으로도 말레이시아 집회를 열겠다고 싱가포르까지 찾아온 그를 목사님은 숙소로 불러 기도해주셨다. 그리고 말레이시아 페낭 1차 집회 후 소식이 궁금했는데 이번에 보니 매우 건강한 모습이었다.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시내로 들어가는 도로와 도심을 뒤덮고 있는 울창한 나무들이 도시에 생명력을 주는 것 같았다. 거리가 깨끗하고 공기도 좋았다.
에드먼드 찬은 작년과 많이 달라 보였다. 목사님과 우리 일행을 대접하는 자세에 지극 정성이 뚝뚝 묻어나왔다. 한국에 다녀간 후로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게 틀림없었다. 호텔을 제공해줄 뿐 아니라 매 끼니마다 직접 차를 몰고 나타나 식당까지 에스코트하고, 친히 음식을 그릇에 담아 나누어주고, 차량배치를 꼼꼼히 챙기며 혹시라도 우리가 잊을까봐 몇 번씩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였다. 우리가 떠나는 순간까지 그는 최선을 다해 우리를 섬겼다. 피를 나눈 가족이라도 해주기 힘든 배려였다. 목사님은 평생 잊지 못할 사랑의 빚을 지었다고 말씀하셨다(관련기사 4면).
도착 이튿날 저녁, 현지 목회자 100여 명이 참석한 만찬이 열렸다. 에드먼드 찬이 주관한 이 만찬에서 목사님은 하나님의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것을 촉구하셨다. 이날 만찬에는 한국에 다녀갔던 데이지 류(Daisy Liew) 목사가 헤드테이블로 목사님을 찾아와 사례하며 한국의 경험 이후로 자신의 사역에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 간증하였다.
성령으로 충만하였다. 그녀는 한국 세미나 참석 후 능력을 받아 호주 및 동남아시아 제국을 돌며 복음을 증거하고 있다고 한다. 중국으로부터 미얀마,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인도네시아, 호주까지, 그야말로 한국에서 떨어진 불이 아세안 국가를 태우고 있는 것이었다. 에드먼드 찬도 그렇게 말했지만 데이지 목사도 한국 세미나 때, 매 강의를 시작하기 전에 1시간씩 기도한 것을 잊지 않고 있었다. 그렇게 하루 3시간씩 기도한 것이 습관이 되어 지금까지 기도를 쉬지 않고 있다고 한다. 가장 큰 능력은 배운 것을 실천하는 자세가 아닐 수 없다.
목회자들과의 만찬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숙소로 돌아온 우리는 목사님 방에 모여 영상을 함께 보며, 이날 통역을 담당한 신민호 목사에 대해 의상과 자세 등을 교정해주고 있었다. 그런데 비홍 집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비홍은 에드먼드 찬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했다. 오늘 만찬에 참석했던 목회자들 대다수가 통역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작년에 했던 톰(Tom Lim, 임윤석 사장)이 통역을 해주는 게 좋겠다는 의향을 전달해왔다. 목사님은 비홍 집사도 방으로 불러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해달라고 말씀하셨다.
“우리는 고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간파하지 못하거나 무시한 기업마다 도산하고 말았다. 이는 이번 집회의 성패가 달려있는 문제다. 시장의 반응을 명확히 살펴서 대응해야 성공적인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서로 봐주고 미안해하고 할 문제가 아니다. 나라도 합당하지 않다면, 더 나은 자, 고객이 원하는 다른 사람으로 대체해야 한다.
냉철하게 시장을 분석하고 판단하여 기민하게 반응하는 기업만이 장수할 수 있다. 우리도 그러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을 성공적으로 이루는 것 아닌가. 이것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는 자세다.”
내가 열방을 유업으로 주리니 네 소유가 땅 끝까지 이르리로다(시2:8)
신 목사의 영어가 너무 빠르고 억양이 강해서 알아듣기 어렵다는 현지인들의 지적을 받아들여 임윤석 사장이 통역을 맡기로 결정하였다. 한국에서의 바쁜 사업을 뒤로 하고 목사님을 돕기 위해 달려온 그는 통역까지 담당하게 되자 매우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국에서는 연신 전화가 걸려오고 있었다. 사업 파트너들은 말레이시아 페낭에 있다는 소리를 듣고 이 바쁜 와중에 놀러갔냐고 비아냥거리더란다. 그러나 그의 속 타는 마음을 하나님 외에 누가 알랴?
이튿날 목회자 세미나에서 임 사장의 통역을 들어보니 영어실력도 중요하지만, 메시지 전달력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함을 느꼈다. 오늘날 대부분의 강의나 집회가 마이크를 사용하기 때문에 마이크를 통해 전달되는 소리의 명확성이 참 중요하다. 발음과 템포, 억양이 명확히 구분되게 표현할 수 있는 보이스가 대중 전달에 가장 적합한 셈이다. 오전 세미나가 끝나자 참석자 대부분이 만족을 표시했다. 사업가라 아무래도 성경지식은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사업적인 비유로 설명하는 메시지는 아주 탁월하다고 목사님은 만족스러워 하셨다.
역시 이번에도 하나님께서는 복음의 문을 계속 열어 주셨다. 목회자 세미나에 참석하러 멀리 보르네오 섬에서 온 캐논 로니 류(Canon Ronnie Liew) 목사 일행이 집회를 열어달라고 요청해온 것이다. 보르네오 섬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그리고 브루나이가 3분(3分)하고 있는 세계 3번째로 큰 섬이다. 섬 북쪽을 말레이시아가 차지하고 있고, 그 중 가장 큰 도시가 사바(Sabah)다.
류 목사는 바로 사바에서 성공회를 이끌고 있는 목사다. 사바에도 많은 개신교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목사님의 사역이 반드시 그곳에서도 필요하다며 시간이 날 때마다 찾아와 거듭 집회를 요청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류 목사의 말이 그 지역은 중국어 통역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뭔가 전율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목사님은 요즘 들어 중국에 들어가 복음을 전하게 될 날이 머지않았다며 입버릇처럼 중국어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올림픽이 끝나고 나면 반드시 문이 열릴 것이고, 이번 중국 스촨성의 대지진도 하나님의 계획 속에 완악한 중국의 빗장을 여시려는 의미 있는 사건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정작 중국어 통역만으로 집회가 열릴 수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정말 그 때가 다가왔음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를 통하여 아시아 선교의 교두보를 마련하신 하나님께서 이제 곧 중국대륙의 문도 여실 것이 틀림없다. 정말 세계는 넓고 우리가 가야할 곳도, 해야 할 일도 많음을 피부로 느끼게 되었다.
오전에는 세미나가 계속 되었고, 저녁에는 집회가 열렸다. 목사님은 매일 한사람씩 전도해오라는 독려를 계속하시며 오전과 저녁으로 이어지는 빡빡한 집회 일정에 최선을 다하셨다.
이번 집회에 에드먼드 찬과 함께 가장 중책을 맡아 일하고 있는 조슈아(Joshua) 목사는 누구보다도 목사님을 만나고 싶었다고 한다. 지난해 한국의 영성세미나에 그의 교회 성도들이 많이 참석했다. 그런데 그들이 한국을 다녀온 후 너무나도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세실리아(Cecilia) 집사는 불이 되어 돌아왔고, 평소에 말도 잘 안 듣고 목사에게 대들던 성도들이 완전히 변화되어 지극히 순종적일 뿐 아니라 교회 일에도 열성을 보이며 겸손해졌다. 그는 정말 궁금했다고 한다. 도대체 어떤 목사님이기에, 그 짧은 시간에 어떤 교육을 시켰기에 이런 변화가 나타난 것일까? 그래서 누구보다도 목사님을 손꼽아 기다렸다고 한다. 목사님은 주일에 그의 교회에 가서 설교하셨다. 그는 크게 깨닫는 모습이었다.
모든 교역자, 신학생, 성도들이 눈물 뿌려 기도하며 헌신한 영성세미나가 이러한 소중한 결실을 세계 도처에서 거두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기도와 헌신이 세계를 변화시키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해야할 일이며, 우리의 사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