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첫사랑을 찾아라
LA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우리는 남미 집회 노정에 주로 미국 LA를 경유하게 되는데, LA 공항에 내린 우리는 출영 나온 임 집사와 함께 마치 습관처럼 ‘LA 북창동 순두부 집’을 찾았다. 우리가 이 집을 꼭 찾는 이유는 목사님께서 설명하시듯, ‘늘 그 맛이 변치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식사하기 전에 반드시 목사님께서 즐겨 찾으시는 근처 사우나에서 조 집사 부부를 만나게 되었다.
그 아내는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다고 하는데, 얼마 전 그곳에 들른 한국의 어느 목회자가 그들에게 ‘이초석 목사님이 오시면 반드시 축복 기도를 받고 잘 대접해드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그 후로 그들은 이제나 저제나 이초석 목사님이 오시길 고대하고 있었는데 이날 사우나에서 만나게 된 것이었다. 조 집사는 저녁을 대접하겠다며 순두부 집으로 우리를 안내했다.
목사님은 이 순두부 집을 늘 찾는 이유를 설명하며 ‘말만 하고 행동하지 않는 자는 첫사랑을 잃은 자요, 말도 안하고 행동도 하지 않는 자는 첫사랑을 맛보지 못한 자며, 말없이 묵묵히 행동하는 자는 첫사랑을 간직한 자’라고 말씀하셨다. 그들 부부의 안내로 찾아간 근처 한인교회에 소문을 듣고 기도를 받겠다고 찾아온 교포들이 몇몇 있었다. 그들을 위해 잠시 말씀을 전하고 기도해주셨다. 21세기에 들어서며 사실상 우리의 해외집회는 온전히 외국인들 대상으로만 해왔는데, 미주지역의 교포사회에 목사님을 사모하는 한인들이 많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튿날 우리는 비행기를 세 번이나 갈아타며 집회도시인 피에드라스네그라스(Piedras Negras)에 도착하였다. LA에서 멕시코시티로, 멕시코시티에서 몬테레이로, 마지막 몬테레이에서 피에드라스네그라스 노선에는 경비행기까지 타며 하루 온종일 공중에 떠있는 셈이었다. LA 숙소에서 새벽 5시에 출발하여 저녁 7시가 돼서야 목적지에 도착했으니 말이다. 피에드라스네그라스 공항에는 이현숙 선교사와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온 김성자 전도사, 그리고 몬테레이의 헤라르도 목사가 집회를 배설한 사무엘 목사를 비롯한 현지 목회자들과 함께 나와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아주었다.
피에드라스네그라스는 멕시코 북동부의 코아우일라 주에 속한 인구 약 14만의 작지만 아주 깨끗한 도시이다. 미국 텍사스 주와 접경을 이루고 있으며 리오그란데 강 연안에 위치하며 지대가 낮아 잦은 범람을 겪고 있다고 한다. 피에드라스네그라스(Piedras Negras)란 ‘검은 돌’을 뜻한다. 아마도 이곳에서 석탄과 아연 등이 많이 산출되어 붙여진 이름인 듯하다.
다음날 우리는 교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크리스천 유소년학교를 방문하였다. 4살짜리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고학년 아이들까지 약 500명의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는 이 학교에서 목사님은 ‘사과나무에 물을 주는 아이와 기름을 주는 아이’의 예화를 들며 ‘남에게 좋은 것을 주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셨다. 또한 ‘대학교수보다 유치원 선생님이 더욱 중요하다’고 역설하며 이 아이들을 잘 교육하여 멕시코의 동량으로 키워줄 것을 당부하셨다. 학부형들에게는 ‘가정은 최초의 학교다. 학부형들이 먼저 선생님들을 존경해주어야 학생들이 선생님을 믿고 따른다.’며 ‘가정과 학교의 가교역할을 잘 해주어야 할 책무가 학부형들에게 있음’을 권면해 주었다.
'한국에 다녀간후, 자신이 변하고 가정이 변하고 교회가 변했다'며 목사님께 깊은 사의를 표했다
학교 시설 곳곳을 둘러보며 선생님들과 학생들을 격려한 목사님은 이사장과 교장 및 교사들이 모인 자리에서 ‘큰 꿈을 가지고 대학까지 설립할 것’을 주문했고, 그들은 이에 화답하여 ‘대학이 서게 되면 그 때 오셔서 강의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꿈을 가지는데 무슨 밑천이 드는가?
첫날 집회는 조명과 음향이 갈피를 못 잡는 통에 몹시 어수선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그러나 단에 오른 목사님은 그 모든 상황들을 지배하며 악한 영들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끄셨다. 전쟁은 초반 기선제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제대로 틀이 잡히지 않은 가운데 만일 선봉에 선 장수가 눈앞의 환경에 마음이 빼앗겨 우왕좌왕하다가는 패전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영혼을 향한 목적이 분명하기에 목사님은 ‘오로지 눈물로 회개하며 간절히 하나님을 찾으라’고 역설하셨다.
통성으로 기도하는 가운데 처처에서 더러운 귀신들이 소리를 지르며 요동했고 목발을 들고, 휠체어에서 일어나 단으로 올라오기도 하였다. 특히 너무나 애통하며 부르짖는 청년이 있어 단으로 끌어올렸더니 자신이 마약과 살인으로 죽을 수밖에 없는 인생인데 하나님께서 용서하시고 구원해주셨다며 감격의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그는 방언통역을 통해 ‘목사들이 하나가 되지 못한 것을 회개하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쏟아내었다. 성령의 뜨거운 역사와 함께 은혜의 단비가 쏟아진 집회였다.
이튿날 오전, 이 지역 정치인 및 기업인들을 위한 세미나가 열렸다. 차기 시장으로 당선되어 내년 2월 취임을 앞둔 시장후보자가 참석하였다. 며칠 전 그가 속한 정당의 대표가 살해되는 비극을 겪고 바로 전날 밤 장례를 치렀는데도 불구하고 신임 시장과 함께 시청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목사님이 시장에게 ‘어떤 꿈을 갖고 있는가?’하고 질문하자 그는 ‘이 도시를 최고의 도시로 만드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목사님은 ‘그렇다면 세계 최고의 도시들을 직접 방문하고 참모들을 파견하여 그 도시들을 모방하면 된다’고 말하고 한국에 온다면 서울을 자세히 안내해주겠다고 약속하셨다.
그는 세미나를 마치고 헌금시간에도 직접 앞으로 나와 하나님께 헌금을 드렸을 뿐 아니라 ‘오늘 말씀을 잘 마음에 새겨서 이 도시를 최고의 도시로 가꾸어가겠다’고 화답하였다. 목사님은 그에게 ‘멕시코 대통령의 꿈을 키워보라’고 축복해주셨다. 점심식사에는 한국 영성세미나에 다녀갔던 토레온의 목회자들이 찾아왔다. 그들은 ‘한국에 다녀간 후, 자신이 변하고 가정이 변하고 교회가 변했다’며 목사님께 깊은 사의를 표했다. 또한 멀리 멕시코 남동부의 유가탄(Yucatan) 반도에서 27시간을 운전하여 찾아와 집회를 요청하는 목사도 있었다.
둘째 날 집회는 첫날 승리한 전쟁으로 한층 안돈된 분위기였다. ‘메마른 옥토에 꽃이 피려면 물이 필요하듯이, 메마른 심령이 하나님의 옥토로 변하려면 눈물의 기도가 있어야 한다’는 목사님의 강력한 메시지와 함께 모두가 뜨겁게 기도했다. 목사님은 통성으로 기도하는 중 회중 속으로 직접 들어가 일일이 안수하시며 더러운 귀신을 예수 이름으로 내쫓고 성령이 말하게 하심을 따라 방언을 하도록 기도해주셨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앞을 못 보는 한 여인이 단에 올라왔다가 목사님의 안수를 받고 눈을 뜬 사건이었다. 알고 보니 목회자의 사모였는데 아내가 앞이 보인다고 말하자 그 목사는 뜨거운 눈물을 그칠 줄 모르며 하나님께 무한 감사를 드렸다. 그 사모는 4개월 동안 앞도 못 보고 말도 제대로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앞이 보인다고 직접 말하기 시작한 것이다. 집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중에도 그는 단 아래에서 아내와 가족을 부둥켜안고 큰 은혜를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것이었다.
비록 집회장 규모에 비해 많은 인원이 모인 집회는 아니었지만 성령의 뜨거운 역사 가운데 모두가 첫사랑을 회복하며 하나님의 폭포수 같은 은혜를 체험하는 시간들이 흐르고 있었다. 현재 나의 삶이 말만 앞서고 행동하지 않는 나태와 게으름에 빠져있지 않은지 돌아보자. 첫사랑의 체험만 있고 그 하나님의 사랑 가운데 거하지 못하는 자는 감사를 잃고 불평불만으로 핑계와 변명 속에 무너져감을 명심할 일이다. (다음 주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