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사는 죽어도
지난 멕시코 비야에르모사 집회는 여러모로 난항이었다. 그곳의 습하고 무더운 날씨에 나조차 호흡이 가빠 어지러웠고, 통역관 이현숙 선교사도 힘에 겨웠던지 쓰러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설상가상으로 카메라를 잡고 있던 한은택 목사가 설교 도중 2m가 넘는 단 아래로 떨어지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나는 너무 놀라 몸을 숙인 채 아래로 손을 뻗어 안수했고, 그가 단에 올라오자 덥석 끌어안았다. 그저 그가 무사한 것이 너무 감사했다.
나는 서둘러 집회를 종료하고, 다음날 집회마저 취소하고는 호텔에 들어와 침대에 누워버렸다. 충격이 너무 커서 도저히 일어날 수가 없었다. 나에게는 오치환 장로의 트라우마가 아직 남아 있으니….
집회를 정리하고 한은택 목사가 내 방에 찾아왔다. 내가 그에게 “네가 잘못됐으면 우리 사역도 그날로 끝이다.”라고 말하자 한 목사가 뜻밖의 말을 했다. “목사님, 무슨 말씀을 하세요? 병사가 죽어도 전쟁은 계속돼야죠.”
나는 그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맞다. 병사는 죽어도 전쟁은 이겨야 하고, 핍박과 순교가 온다 해도 예수는 증거되어야 하지. 하긴 우리가 언제 평탄한 길을 걸었던가. 협박받고, 추방되고, 재판도 받고, KGB에 끌려가고, 호텔 테러도 있었고, 자동차 전복도, 경비행기의 8시간 곡예비행도 있었지. 이 모든 고비를 견디고 넘어서며 지금까지 복음을 전했지.’
사람들은 내게 말한다. 이제 연세도 있으니 그만하라고, 제발 쉬엄쉬엄하라고. 그러나 나는 그럴 수 없다. 그럴 맘이 아예 없다. 나는 주님께 크게 빚진 자라서. 주님께 받은 은혜가 너무 크고 많아서. 그래서 나는 전하지 않으면 내게 화가 있다.
문득 손자가 꾼 꿈이 생각난다. 내가 쓰러졌는데 단이 하얗게 변하더니 거기에 ‘병사는 죽어도 전쟁은 이겨야 한다’는 문구가 쓰였다는. 그것이 내 사명이고, 우리 예수중심교단이 마땅히 해야 할 일임을 다시 깨닫는다. 그래서 나는 아산 이순신체육관집회에 이어, 10월 9일 청주 집회를 연다. 여러분도 받은 은혜를 세어보라. 그리고 어찌할 것인지 생각해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