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은 음식 맛을 모른다
젓가락은 매일 음식을 집는다. 직접 음식에 닿아 있지만, 정작 음식의 맛은 전혀 모른다. 맛은 젓가락이 아니라 직접 먹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우리도 사람을 판단할 때 이와 같은 실수를 자주 한다. 직접 경험하지도 않고, 만나 보지도 않고, 다른 사람의 말만 듣고 상대를 평가하는 경우다. 소문은 사실보다 빠르게 퍼지고, 편견은 진실보다 먼저 마음을 차지한다. 그러나 남의 입을 통해 들은 이야기는 언제나 일부일 뿐, 진실은 직접 보고, 만나고, 경험한 사람만이 제대로 알 수 있다.
상담하다 보면 타 교회 성도들을 만날 때가 많다. 그들이 하나 같이 하는 말이, “목사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들으니 세상의 소문이 얼마나 날조된 것인지 알겠습니다.”이다.
성경에도 이런 장면이 있다. 나다나엘은 “나사렛에서 무슨 선한 것이 날 수 있느냐”며 예수를 편견으로 바라보았다. 그때 빌립은 길게 설명하지 않았다. “와 보라”(요1:46)고 했다. 직접 만나 보면 알게 된다는 뜻이다. 결국 나다나엘은 예수님을 만나고,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깨닫고,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했다.
도마는 다른 제자들의 부활 증언만으로는 믿지 못했다. 그러나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만나 손의 못자국을 보고 나서는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요20:28)라고 고백했다. 직접 체험은 남의 말보다 강하다.
누군가를 평가하기 전에 먼저 만나 보라. 직접 대화해 보라. 그래야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다. 남의 말만 믿고 사람을 판단하면 억울한 사람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교회나 구역을 인수할 때 사람은 인수인계하지 말라고 한다. ‘저 사람은 이래서 안 좋아.’, ‘저 집사는 이러저러해서 애물 덩어리야.’ 하고 전에 있던 사람의 말을 들으면 이미 편견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지만, 젓가락은 음식 맛을 모른다. 먹어본 사람만이 맛을 안다. 남의 이야기나 남의 지식이 아니라 자신의 눈과 귀, 그리고 경험으로 사람을 이해하고, 세상을 아는 지혜가 필요하다.
“송사에 원고의 말이 바른 것 같으나 그 피고가 와서 밝히느니라”(잠18: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