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글씨 크기 보통16
1344호 목차 › 객원컬럼

인내는 하나님의 시간표입니다

1344호 · 2026-02-08

현대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속도’입니다. 우리는 더 빠른 인터넷, 더 빠른 배송, 더 빠른 성공에 열광합니다. 기다림은 곧 뒤처짐으로 인식되고, 잠시의 지체도 견디지 못하는 ‘조급증’이 현대인의 새로운 아픔입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인내’라는 신앙적 가치는 고리타분한 말로 치부되곤 합니다. 하지만 알아야 할 것은 세상의 모든 위대한 것들은 반드시 ‘기다림’이라는 숙성 과정을 거쳤다는 점입니다.

인내란 단순히 참고 견디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인내는 목적지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풍랑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평정심을 유지하는 가장 역동적인 정신 활동입니다.

야고보서 1장 4절은 “인내를 온전히 이루라 이는 너희로 온전하고 구비하여 조금도 부족함이 없게 하려 함이라”고 말씀합니다. 인내는 우리를 결핍 상태에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를 온전하게 빚어가는 하나님의 도구입니다. 씨앗이 땅속에서 싹을 피우기 위해 어둠을 견디는 시간은 정지된 시간이 아닙니다. 세포를 분열시키고 에너지를 응축하며 세상을 향해 터져 나오기 위한 가장 치열한 준비의 시간입니다.

몇 년 전, 저는 설악산 대청봉에 오른 적이 있습니다. 초가을이었음에도 산 위는 겨울처럼 매서운 추위가 몰아쳤습니다. 몸은 지쳐서 당장이라도 주저앉아 쉬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멈춘다면 결코 정상에 오를 수 없으며, 몰아치는 추위를 이겨낼 수도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한 걸음씩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고, 그 멈추지 않는 움직임이 저를 정상으로 이끌었습니다. 이처럼 인내는 가만히 서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 속에서도 묵묵히 나아가는 가장 치열한 움직임입니다.

요셉이 꿈이 이루어지기까지는 길고도 아픈 인내의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요셉은 그 고통의 시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 아닙니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계발하고 성장시켰으며, 하나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며 인내했습니다. 그 치열한 인내가 있었기에 그는 모든 것을 품을 수 있는 ‘큰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 인내의 결과는 복수가 아닌 용서로 나타났습니다. 진정한 인내는 고난을 견디는 힘일 뿐만 아니라, 나를 힘들게 한 이들까지 사랑으로 감싸 안는 성숙함의 완성입니다(창50:15~21).

우리의 삶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인내는 지금 당장 눈앞에 성과가 보이지 않더라도, 내가 뿌린 노력이 하나님의 시간표 안에서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사실을 믿는 ‘신뢰’의 다른 이름입니다.

인내는 포기하지 않는 자에게 주어지는 가장 고귀한 훈장이며, 하나님의 약속으로 가는 통행증입니다. 끝까지 인내함으로 승리하여 올해 ‘내 땅부터 기름진 축복’이 가득하시길 예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장영국 목사

1344호 다른 글

커버스토리
Text 주일설교
Cartoon
붕우칼럼
세상을 보는 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