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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란 애벌레는 감동을 먹고 산다

1335호 · 2025-12-07

가르시아(Garcia) 집회를 마치고 몬떼레이(Monterrey)로 이동하여 들어간 숙소 바로 옆에는 그랑 빠스똘(Grand Pastor)이라는 큰 식당이 있다. 염소 고기 전문이며 아침에는 뷔페식을 제공하는데, 숙소에 조식(朝食)코너가 없어 우리는 모두 이 식당에 와서 아침을 먹고, 집회를 마치고도 역시 이 식당에서 늦은 저녁식사를 했다.

우리 일행과 아르헨티나(Argentina)에서 온 올리엘(Olier) 목사 부부, 오스칼(Oscar) 목사 가족, 엑톨(Héctor) 선교사 가족, 마리오(Mario) 목사 부부, 하비에르(Javier) 집사 등, 대략 20여 명이 모여 만찬을 하는데, 돌아가며 음식값을 준비하곤 했다. 하루는 엑톨 선교사 차례였던 모양이다. 그날 식사 자리에서도 목사님은 언제나처럼 하나님의 지혜를 가르치고 계셨다.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아멘으로 화답하는 장면이 계속되고 있을 무렵, 갑자기 엑톨 선교사가 일어나더니 빈 접시를 들고 이렇게 말했다.

“이초석 목사님의 귀한 말씀에 은혜를 받았으니 이제부터 헌금 시간을 갖겠다. 오늘 음식값을 위한 헌금이니 감동이 오는 대로 헌금하시라.”

엑톨 선교사의 기지에 모두가 박수를 치며 폭소가 터지는 가운데, 라구나(Laguna) 목사가 제일 먼저 100불을 접시에 올려놓았다. 올리엘 목사도 지갑에서 돈을 꺼내 접시에 얼마를 올려놓았다. 목사님이 더 내라며 지갑에서 꺼낸 돈을 다 접시에 올려놓으려 하자 올리엘 목사가 목사님의 손을 뿌리치면서 안 된다고 도로 지갑에 집어넣는다. 이 장면에서도 한차례 폭소가 터졌다. 그러자 오스칼 목사는 ‘엑톨, 너부터 먼저 심어야지, 왜 우리에게만 내라고 하느냐’며 너스레를 떨었다. 목사님은 계속 배꼽을 잡으며 박장대소하셨다.

“야, 엑톨, 너 정말 지혜롭구나. 야, 이거 정말 탁월한 지혜다. 나도 한국 가서 가족 모임이나 장로들 모아놓고 써먹어야겠다. 하하하.”

이 지혜를 통해 200불이 모였는데, 목사님은 이 돈을 집회에 수고한 마리오 목사에게 주라 하셨다. 결국 식사비는 목사님이 다 계산하신 후, 이렇게 말씀하셨다.

“난 엑톨이 없으면 웃을 일이 없다. 한국에서도 기도하다가 엑톨 생각이 나면 혼자 웃곤 한다. 그런데 엑톨이 단지 개그맨처럼 잘 웃기는 게 아니라 정말 지혜가 탁월한 사람이다. 순간 그런 지혜가 나온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늘 말하지만 돈이란 애벌레는 아이디어를 먹고 산다. 그런데 내가 오늘 크게 깨달은 게 있다. ‘돈이란 애벌레는 감동을 먹고 산다’는 것이다. 은혜를 받고 감동을 받으니 주머니가 열리더라. 내가 오늘 엑톨 선교사의 지혜에 크게 감동하니 부족한 음식값을 내가 다 대겠다고 하지 않던가? 내가 감동하니 내 주머니가 열린 것이다. 나는 오늘 이 사건을 일기에 쓸 것이다. 여러분들도 이런 지혜를 배워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첨가할 것은 만약 엑톨이 자기 돈을 먼저 접시에 올려놓고 시작했더라면 모든 사람의 주머니가 열렸을 것이란 점이다. 즉 먼저 심었다면 오늘 음식값을 다 충당하고도 남았을 것이란 얘기다. 깊이 깨닫기 바란다.”

‘돈이란 애벌레는 감동을 먹고 산다.’ 정말 깊은 통찰이다. 엑톨 선교사의 기지도 놀라웠지만, 그런 사건을 통해 이러한 통찰을 끌어내는 목사님이 더 놀라웠다. 이 세상 만물이나 지극히 작은 일에서조차 하나님의 깊은 뜻과 지혜를 통찰해낼 수 있도록 하나님께 매일매일 깨닫는 지혜를 구하자.

한은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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