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이 불어도 이 길을 가리라
2025 엘살바도르 쏘야빵고 집회 광경
엘살바도르(El Salvador) 집회의 대미를 장식할 쏘야빵고(Soyapango) 집회 둘째 날 아침, 하늘은 완전 푸르게 열려있었다.
첫날 집회의 미비점 수정,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목사님의 격려, 끝으로 이번 엘살바도르 집회 준비과정에서의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앞으로 준비할 온두라스(Honduras), 니카라과(Nicaragua) 집회에 대한 세세한 지침들을 짚어보는 아침 회의가 약간은 무거운 분위기 속에 진행되었다. 이현숙 선교사나 왈테르(Walter) 목사로서는 이 먼 나라에 목사님을 모셨는데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를 빚은 데 대해 면목 없어 했다. 특히 왈테르 목사는 표정이 아주 어두웠다. 자신이 주관한 집회였기에 하루하루가 바늘방석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목사님은 그를 질책하려는 이 선교사를 제지하시며 왈테르 목사를 격려하셨다.
“지나간 일은 왈가왈부할 필요 없다. 우리는 오늘 최선을 다해야 하고, 앞으로 준비할 집회에 신경 써야 한다. 왈테르 목사는 이번 집회를 통해 경험이란 큰 자산을 얻었다. 나는 왈테르 목사를 믿는다. 이번 집회의 교훈을 가슴 판에 잘 새기면 된다.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철저한 점검과 확인이다. 선교 비용을 더 지원할 테니 온두라스와 니카라과 집회를 잘 준비하기 바란다.”
왈테르 목사는 감격과 감사의 표정이 역력했다.
목사님의 철학, 곧 ‘돈보다 사람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목사님은 언제나 한결같이 이 원칙을 견지하신다. 가나(Ghana) 첫 집회인 타코라디(Takoradi) 때도 그러했고, 러시아(Russia) 칼리닌그라드(Kaliningrad) 집회 때도 그러하셨다. 집회를 준비한 자들이 집회 비용을 부풀려 돈을 더 뜯어내려고 눈에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할 때가 있었다. 우리는 세목을 들이대고 따지려 했지만, 목사님은 사도 바울이 알고도 속아주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고전6:7)고 했듯이, 항상 우리를 제지하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어쨌든 그를 통해 이 나라에 복음을 전할 수 있지 않았느냐? 그를 버리면 복음의 문이 닫힌다, 돈이야 다시 벌면 되지만 사람을 잃으면 그가 부정의 나팔수가 되어 우리 앞길을 다 막아버린다. 돈 줄 수 있을 때가 좋은 줄 알아라.”
아침 회의를 마치고 모두가 심기일전하여 마지막 집회를 준비했다. 오후 5시, 어제보다 1시간 일찍 집회장으로 출발했다. 하늘은 잔뜩 찌푸려있었지만, 비는 내리지 않아 감사하는 마음이었다. 집회 세팅을 마치고, 목사님의 집회 영상을 보고, 찬양과 함께 집회가 시작되었다. 그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그것도 아주 거세게. 도무지 멈출 기미는 보이지 않고 회중석은 각양각색 우산으로 가득 찼다. 목사님은 비를 멈추기 위해 함께 기도하자고 말씀하시고, 기도했으면 기도한 것을 믿고 우산을 던져버려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에 따르는 자들도 있었지만, 끝내 우산을 쓰고 있는 자들도 있었다.
그때 목사님은 설교를 중단하시고, 갑자기 상의를 훌훌 벗고 넥타이를 푸시더니 허리띠를 단단히 정비하신 후 단상 아래로 성큼성큼 내려가셨다. 그 모습이 마치 슬로비디오처럼 펼쳐졌다. 그 장면은 마치 혈혈단신으로 진검승부에 나서는 고독한 장수의 모습처럼 보였다. 목사님은 쏟아지는 빗속으로 걸어 내려가셔서 단상 앞으로 몰려드는 성도들을 일일이 안수하시기 시작했다. 귀신들이 소리를 지르며 요동했고, 곳곳에서 성령이 임하여 방언이 터지며, ‘하나님이 이곳에 계신다. 비를 멈춘다’는 방언통역이 연이어 터져 나오는 등 성령의 놀라운 역사가 나타났다.
목사님은 그렇게 최선을 다하셨다. 비를 맞고 있는 성도들을 보며 단상 위에서 설교만 하고 있을 수 없었다고 하셨다. 엘살바도르의 잊을 수 없는 역사적 장면이었다. 이곳에 뿌린 눈물과 열정의 씨앗을 하나님은 반드시 기억하시고 앞으로 더 큰 역사로 응답하실 것을 확신한다.
기도해주신 모든 분께 주의 이름으로 감사를 드리며,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립니다. 할렐루야!
빗속에 단 아래로 내려가
안수하시는 목사님
폭우가 쏟아졌다
비가 내리는 가운데
성령으로 역사해주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