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을 말해!
어느 성도가 상담을 위해 기도원까지 나를 찾아왔다. 그런데 그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니 답답하기 이를 데가 없다. 물론 사연이 있었겠지만 한참 동안 말을 빙빙 돌린다. 계속 듣다가 내가 한마디 했다. “그래서 핵심이 뭡니까?” 그제야 자신이 병들었노라 말한다. ‘진작 말하지.’
예수님이 바디매오에게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라고 물었을 때 바디매오가 “제가 본시 2대째 맹인이옵고, 남들은 가망이 없다지만~~~” 주저리주저리 말했던가. 아니다. 그는 “보기를 원하나이다.”라고 딱 핵심만을 말했고, 예수님은 그것을 믿음이라 여기셔서 선천적 소경인 그를 고치셨다.
어느 사람이 돈을 빌리러 간다고 하길래,
“가걸랑 말 돌리지 말고 바로 ‘돈이 필요하다. 빌려주십쇼’ 해라.”라고 신신당부했다. 내 말대로 했더니 상대가 ‘진정성이 보이네. 정말 급했구먼.’ 하더니 돈을 빌려줘서 일이 잘 해결되었다.
가끔 ‘전지전능하시고, 무소부재하시며, 높고 높은 보좌에서 이 낮고 천한 우리를 도우시려~~’ 이렇게 길게 서두를 꺼내는 기도를 듣는다. 아마 하나님도 이 기도를 들으시다가 나처럼 한 말씀 하실 듯하다. “근데 핵심이 뭐냐?” 맞다. 우리 아들이 나에게 ‘예수중심교단의 총회장이시며, 예수중심하나되기운동 본부장이신 아버지~’ 이렇게 한 적이 없다. 그냥 ‘아빠, 돈 줘.’라고 할 말만 한다. 우리 아들에게 나는 그냥 ‘아빠’일 뿐이다. 하나님도 우리에게 ‘아버지’이시니 우물쭈물할 게 없다. .
성경에는 ‘중언부언하지 말라’고 했다. 주저리주저리 말하지 말고, 빙빙 돌리지 말고 핵심을 말하라는 것이다. 나는 문서선교학을 담당하는 교수에게도 ‘글을 쓸 때 부연 설명이 길지 않게, 주제에 맞게 핵심을 쓰도록 가르치라’고 말해줬다. 고래등의 힘줄처럼 진한 핵심을 먼저 던져라. 자고로 굵은 열매를 맺게 하려면 잔가지를 쳐야 하는 법, 말이나 글이나 부연 설명이나 꾸밈말이 너무 많으면 핵심이 흐려진다.
핵심을 빼고 말을 빙빙 돌리는 자를 경계해야 한다. 빙빙 말을 돌려 정신을 흐리게 한 다음에 뭔가 갈취하거나 사기를 칠 수 있으니. 노른자 뺀 계란은 맛이 없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