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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전에 꼭 교회를 지어야겠습니다

1199호 · 2023-04-30

세부 한인회 조봉환 회장(왼쪽), 이운장 회장과 함께

“목사님이시죠?”

필리핀(Philippines) 세부(Cebu)행 KE615편이 세부 막탄(Mactan)국제공항에 착륙한 후, 기내 도어가 개방되기를 기다리던 목사님께 다가와 인사하는 사람이 있었다.

“네, 안녕하세요? 누구신지요?”

“편한 여행은 되셨나요? 인사드립니다. 저는 세부 한인회장 조봉환입니다. 저도 한국에 다녀오는 길인데, 목사님이 세부에 오신다는 소식을 이미 들어서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스치듯 잠깐 인사를 나눈 후 공항에서 헤어졌다. 매우 우연한 만남 같았지만 주 안에서 우연이란 없나보다. 이튿날 그로부터 저녁식사에 초대한다는 전갈이 왔다. 목사님은 하나님의 뜻이 있다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곳에 오기 전에 고린도전서 2장 9절 말씀처럼,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지 못하고, 마음으로도 생각지 못한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코로나로 인해 꼭 4년 만에 다시 세계선교에 나서는데, 그 첫 집회에서 꼭 이 지역의 영향력 있는 인물을 예비해달라고 기도했다. 내가 집회 때마다 항상 기도하듯이 새로운 복음의 문이 열리고, 선교의 지경이 넓혀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비행기 안에서부터 그런 만남을 예비하신 것이 분명 하나님의 깊은 뜻이 있는 거다.”

고동리라는 한식집에서 만난 조회장은 된장찌개와 김치갈비찜으로 우리를 대접해주었다.

“여기 오신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아 큰 감흥이 없으실 수 있겠으나 해외에서 한국인에 대한 최고의 대접은 역시 한국음식 아니겠습니까?”

목사님은 감사를 표하며 조회장을 만난 것은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이 인도하신 일이라 믿는다고 말씀하셨다. 그러자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조회장은 젊은 시절 기도원에 갔던 일화를 소개했다.

“저희 큰 누님이 믿음이 좋으셨는데, 우리 집안에서 제일 파워가 세셨어요. 제가 젊을 때 좀 버라이어티하게 살다가 일도 제대로 되지 않고 해서 집에서 소일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큰 누님이 기도원에 가서 열흘 금식을 하라고 저를 몰아붙이시는 거예요. 누님이 무서워 꼼짝 못하고 기도원에 갔지요. 기도가 뭔지도 모르고 시간이 지나도 아무런 느낌도 없었는데, 그래도 금식은 했답니다, 하하. 그러고 나왔는데 며칠 있다가 친구로부터 연락이 오더니 그때부터 일거리가 생기고 그 후로 주욱 잘 풀려나간 거 같아요. 살만해지니 교회도 나가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왔는데, 목사님이 오신다는 소식을 들으니 그때 그 시절 생각이 나더군요. 사실 저는 필리핀 아내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장인이 시장을 역임했고, 지난 정부에서는 각료로 일하기도 하셨어요. 제 아내는 장인을 이어 시장을 두 번 역임했는데, 그만 지난 선거에서 낙선했어요. 2년 후 차기를 다시 노리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목사님은 계속해서 간증과 함께 세계선교의 비전을 이야기하셨다.

“회장님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오늘의 만남이 더더욱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 필연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나 역시 한때 정치를 꿈꿨던 사람입니다. 그러나 하늘 문이 열리고 직접 예수 그리스도를 보았고, 사지가 마비된 것을 어떤 의사가 고친 것이 아니라 예수께서 고쳐주셨기에 나의 재산을 팔아가며, 내 목숨까지 던져가며 전 세계로 복음을 전하고 있습니다. 회장님과 대화해보니 우리 뭔가 배포가 맞는 것 같습니다. 스케일이 큰 사람끼리 뜻을 합하면 큰일을 이룰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오늘 회장님과의 만남은 내가 기도한 결과입니다. 눈으로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들어보지 못하고, 마음으로도 생각지 못한 사람을 만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이곳에 왔는데, 첫 번째로 공항에서 회장님을 만난 것이 절대 범상치 않습니다. 우리 한번 이 세부를 변화시켜 봅시다.”

목사님의 진솔한 모습, 열정적인 말씀에 조회장도 적잖이 감동한 모습이었다.

“저도 이제 다시 하나님께 돌아올 때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곳에 한인협회 빌딩을 지으려 생각했었는데, 그럴 게 아니라 죽기 전에 큰 성전을 하나 짓도록 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목사님께서 이곳에서 대형집회를 하신다면 장소섭외부터 모든 것을 돕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그에 대한 경험도 많고 나름 영향력도 가지고 있답니다.”

이때 목사님 뒤에 서서 대화의 모든 과정을 듣고 있던 이운장 회장(조회장을 도와 한인회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이란 분이 목사님께 감사하다며 식사비용 일체를 지불했다. 목사님은 ‘두 분이 힘을 합해서 함께해준다면 반드시 이 세부를 변화시킬 수 있다’며 기도해주셨고, 이회장은 꼭 집회에 참석하겠다고 약속했다.

목사님이 이런 경우에 항상 하시는 말씀이 있다.

“음식도 뜨거울 때 먹어야 하고, 쇠도 달구어졌을 때 두드려야 한다.”

목사님은 이튿날 점심에 다시 조회장과 이회장을 호텔 식당으로 초대하였다. 조회장은 이미 목사님을 만나기 전에 유튜브를 통하여 목사님의 설교를 듣고 있었다. 부활절 예배 영상도 다 보았다는 것이다.

“허허, 이제 회장님 신앙이 부활하셨군요. 정말 이 도시를 변화시키는 일에 힘을 합하여 하나님의 영광스런 역사를 이루어봅시다.”

이튿날 마닐라(Manila)로 간다는 조회장으로부터 목사님께 문자가 왔다.

“이제 출국하실 준비 하시겠네요. 목사님을 뵈어서 영광이고 예수님께 돌아 가게 되어 기쁩니다.”

또한 이회장이 집회장에 보이지 않아 궁금했는데, 이런 문자가 왔다.

“마음이 아파서 집회현장에서 돌아섰습니다. 목사님, 사랑합니다. 존경합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목사님은 두 회장에게 문자를 통해 거듭 사의를 표명하고 집회 사진 및 함께 찍은 사진 등을 보내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할렐루야! 이번 세부집회 전에 두 회장님을 만나게 하신 주님의 큰 뜻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함께 세부를 예수중심도시로 만들어 봅시다. 또한! 기도해주신 덕분에 큰 은혜 가운데 성황리에 무사히 마쳤습니다. 고맙고 사랑합니다. 한국에 오시면 꼭! 연락 바랍니다. 집회 사진도 몇 장 보냅니다. 부디 온 가족이 건강하시고 주님의 뜻을 이루시길 기도드리겠습니다.

붕우 이초석 목사”

유상진 목사가 이 세부 땅에 눈물로 뿌린 씨앗이 마침내 풍성한 열매로 나타날 것이 분명하다. 하나님의 선한 뜻이 반드시 이 세부 도성에 이루어지도록 합심 기도를 부탁드린다.

한은택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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