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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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3호 목차 › 붕우칼럼

현상유지론 안 돼!

1193호 · 2023-03-19

학창시절, ‘낙제만 안 하면 돼.’ 하는 놈 치고 낙제 안 하는 놈을 못 봤다. 운전면허시험 때도 ‘제발 커트라인에만 걸려라.’ 한 사람들은 대개 커트라인 아래로 낙방했다. 장사를 할 때 ‘현상유지만 하면 돼.’ 하는 사람들은 조기 폐업한다.

자고로 고양이를 그리겠다 하면 쥐밖에 못 그린다. 호랑이를 그릴 마음을 가질 때 고양이를 그린다. 무엇을 하든 넉넉히 준비해야 한다는 뜻이다. 오리를 가려면 십 리를 가야겠다는 마음을 가져야 충분히 갈 수 있듯이.

‘나는 한 시간만 기도해야지.’ 하면 절대 한 시간 못 채운다. 45분쯤 되면 좀이 쑤신다. 왜 이렇게 시간이 안 가나 하고 시계만 보게 된다. 그러나 ‘오늘 3시간 기도해야지’라고 마음을 먹으면 한 시간 기도하는 것은 거뜬하다. 그래서 나는 가끔 단에서 ‘한 시간 기도한다’라고 공포를 하는 것이다. 실제 한 시간을 안해도 그래야 마음 자세부터 달라지니까. 열왕기하 4장에 엘리사가 생도의 아내에게 “빈 그릇을 빌되 조금 빌지 말고”(왕하4:3)라고 한 것이 그런 이유에서다. ‘적당히’,

‘알맞게’라고 말하면 최대치를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도면 되겠지.’ 하지 말라. 그 이상으로 준비하고, 그 이상으로 노력하고, 연구해야 살아남을 수 있고, 실패하지 않는다. 나는 주말이면 자주 주례를 가는데, 아주 일찌감치 출발해서 주변 카페에서 대기한다. ‘한 시간이면 가는데….’ 했다가는 주말에 길이 막혀 결혼식을 망칠 수 있다.

신앙도 마찬가지다. ‘이 정도면 천국 가겠지.’ 하는 심정으로 신앙 생활하다가는 정말 큰 일 당한다.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어리석은 다섯 처녀 꼴을 당한다. 그들이 준비를 안 했던가? 그들도 준비했다. 다만 ‘이 정도면 되겠지.’ 하고 적당량이라고 판단된 만큼만 준비했기에 돌이킬 수 없는 낭패를 당한 것이다. 가나 혼인 잔칫집에도 포도주가 떨어져 당황스러운 순간이 있었지 않았는가. 예상 손님 대비 적당량만 준비해서 그렇다. 상황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해서다.

‘적당히’는 낭패를 낳는다. ‘넉넉히’, ‘충분히’ 준비하고 노력하면, 성공과 행복도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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