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할 기회에 감사하자
성장할 기회에 감사하자
요즘 네 살배기 조카아이는 며칠간 장염으로 아팠다. 이제 막 태어난 동생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큰 듯했다. 7개월 된 동생이 싫어서 딱히 때리거나 괴롭히지는 않는다. 오히려 분유를 먹여보기도 하고 놀아주기도 한다. 그 모습이 예뻐서 사진에 담아두고 싶을 정도다. 그럼에도 물건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을 힘들어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엄마 아빠의 사랑을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 괴로운 듯했다.
나에게도 동생이라는 존재만으로 불편했던 때가 있었다. 엄마가 세상 전부였던 오래전 어린아이 시절이었다. 그래서인지 그 마음이 이해가 되어서 조카가 안쓰럽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지만 그 시간 동안 겪어갈 네 살 아이에게는 엄청난 일이다. 물론 겪으면서 사랑스런 내 조카는 성장하게 될 것이다.
한 번씩 가만히 생각하다가 오래전 힘들었던 시절이 떠오를 때가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내 머릿속이 착각을 하는지 그리운 추억으로 다가온다. 그때는 너무나도 외롭고 힘들어서 울면서 기도했었는데 세상에나 그리워하다니…. 시간이 이렇게 만든 것일까? 조금은 그때보다 성장한 나는 그 나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을 겪었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되었노라 스스로에게 말한다.
물론 아직 나는 배우고, 다듬어야 할 부분이 많은 사람이다. 그래서 스스로 다짐해본다. 지금도 기도해야 할 일들이 있고, 그래서 더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있는 것에 감사하자. 아마도 시간이 더 지나면 또 이날을 추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이다. 그리고 나에게 말해본다. 주어진 상황들에 감사하자. 이렇게 하나하나 깨닫게 해주시는 섬세하신 주님께 감사드리자.
ccbgrace@naver.com
이인영 집사
ccbgrace@naver.com
나의 아버지, 김보석 목사
어린 시절, 매주 아버지의 손을 잡고 조부모님 댁을 방문했습니다. 아버지는 부모님의 말씀을 거역하지 않는 효자셨지요. 그런 아버지가 하나님 편에 서자 불효자 소리를 듣습니다. “나는 너 같은 아들 둔 적 없다. 제사 안 지낼 거면 나타나지 마라!”
아버지는 부유한 의사 집안에서 태어나 고려대 대학원을 졸업한 엘리트였습니다. 대학, 고등학교, 대형학원을 운영하셨던 아버지는 어느 날 불의의 사고로 불구가 될 수 있다는 판정을 받은 뒤 어머니를 따라 새벽기도를 가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신앙이 조금씩 자라던 중에 우연히 총회장 목사님의 집회 광고를 보시고 그곳에 참석하여 성령의 역사를 체험한 사건은, 아버지의 운명이 바뀌는 계기이자 집안에서 멸시 천대받게 된 시작이었습니다.
‘호적에서 파내고 재산을 몰수하겠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해줄 테니 예수를 적당히만 믿어라.’ 온갖 협박과 회유에도 아버지는 흔들림 없이 대구와 경상 지역의 복음화를 위해 재산을 쏟아부으셨고, 안팎의 비난 속에서도 절대로 타협하지 않으셨습니다.
총회장 목사님의 말씀에 순종뿐이셨던 아버지는 결국 목사가 되셨고, 저는 교회에서 생활하며 기도와 말씀에 전무하느라 거의 뵐 수 없었던 아버지를 원망하기도 했습니다. 나중에서야 천국에서 왕권을 누리고 계시는 아버지의 모습을 꿈에서 보고 깨달았지요. 남 부러울 것 없으셨던 분이 모든 것을 버리고 험난한 길을 택하셨던 이유는 바로 고난의 길 끝에 빛나는 영광이 있다는 것을 확신하셨기 때문이었습니다.
소천하신 지 21주기를 맞아 아버지를 한마디로 정의해보니, ‘하나님 편에 선 자’가 떠올랐습니다. 자신의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신 아버지. 사람의 비위가 아니라 하나님의 비위를 맞추셨던 아버지. 성도님들을 자기 몸처럼 아끼고 사랑하셨던 아버지.
이 글을 통해 존경하는 아버지를 기리며 그분의 믿음과 신앙을 본받아, 의의 면류관을 바라보고 나아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해봅니다.
“네가 죽도록 충성하라 그리하면 내가 생명의 면류관을 네게 주리라”(계2:10).
김진실 사모
pupu519@naver.com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자
요즘은 한창 논문을 쓰는 중이다. 많은 연구 자료를 읽다 보면 ‘참, 글 잘 적는다.’라는 생각과 함께 부러운 마음에 눈물이 나는 날도 있었다. 이것과 별개로 남편과 함께 다이어트를 다시 시작하였다. 우리 또래의 다른 부부들은 건강미가 흐르는데 우리는 그렇지 못해 큰 결심을 한 것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부러운 게 너무 많고 나에게 부족한 게 너무 많다. 알고 보니 나는 열등감 덩어리였다. 내가 열등감 덩어리라는 것을 깨달은 날, 오랜 시간을 울며 흥얼거렸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나 가진 지식 없으나,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그날 이후, 나는 ‘열등감 덩어리’들을 잘라내기로 마음먹었다. 더 많이 읽고, 더 많이 쓰고, 더 많이 운동하고, 식단 조절도 철저히 하려고 수시로 칼로리를 계산하였다.
“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니”(히11:01). 열등감을 잘라내겠다는 나의 믿음은 나를 움직이게 하였다. 더 이상 부러움이 나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였다. 나의 최선과 노력이 주님 보시기에 합당하다면, 결국은 나의 믿음대로 이루어질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라헬의 언니 레아는 평생 야곱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야곱이 원했던 아내가 아니었기에 남편의 사랑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녀는 동생을 부러워하기보다는 하나님께 오롯이 의탁했고, 하나님의 은총으로 여섯 명의 아들을 낳았다. 그중 넷째인 유다의 이름은 주를 찬송하겠다는 의미이며, 유다의 후손에서 메시야 예수가 태어나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무엘의 어머니 한나 역시, 브닌나에 대한 부러움을 기도로 해결하였다. 성경 속 그녀들은 부러움에 무너지지 않았다. 당당하게 맞서 하나님께 간구하였다.
나도 그녀들처럼, 부러움에 주저앉기보다는 열등감 덩어리를 잘라낼 수 있도록 주님께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믿음은 생각이 되고,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고, 행동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가치가 되며, 가치는 운명이 된다.’는 말처럼, 내 믿음이 내 운명을 바꿀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전훈지 집사
작전명령 174호
“낙동강 방어선을 점령하지 못하도록 북한군의 거점인 동해안 영덕지구로 상륙하여 적의 보급로를 차단하고 한국군의 작전을 유리하게 하라.”
육군본부 작전 제174호, ‘장사상륙작전’은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한 일종의 기만 작전이었습니다. 적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거짓 정보를 흘리고 미끼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인 1950년 9월 14일, 772명의 학도병들이 부산항에 모였습니다. 배 한 척은 그들과 대위 1명을 태우고 비밀 임무를 위해 은밀히 출항했습니다. 배 안에서 서로의 나이를 물어보며 이 배가 어디로 가는지 궁금해하는 이 천진난만한 학도병들은 고작 10대의 어린 소년들이었습니다. 그들은 자원입대하여 겨우 2주 정도 훈련을 받고 작전에 투입되었습니다.
배는 어느덧 북한군이 주둔하고 있는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에 도착했지만 예상치 못한 난관에 부딪힙니다. 빠르고 은밀하게 상륙해 급습해야 할 상황에서 태풍이 몰아쳐 접안에 실패합니다. 이때를 놓칠 리 없는 북한군이 배를 향해 공격을 퍼부었습니다. 배는 좌초되고 장사상륙작전은 제대로 시작해보지도 못하고 실패할 위기에 놓입니다. 그런데 학도병들이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들기 시작합니다. 적의 총탄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밧줄 하나에 의지해 상륙을 시도하는 어린 학도병들은 해변에 도착하기도 전에 파도에 휩쓸리거나 총탄을 맞고 쓰러집니다. 겨우 해변에 도착했지만 숨을 곳 하나 없는 해변에서 적의 공격에 그대로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학도병들은 필사적으로 모래를 파서 겨우 몸을 숨겼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상륙에 성공한 학도병들은 북한군과 악착같이 전투를 벌입니다. 같은 날 인천상륙작전이 실행되고 있는지도 모른 채 말이지요. 그리고 전혀 가망 없어 보였던 이들에게도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격렬한 전투 끝에 고지를 탈환한 후, 7번 국도의 주요 다리를 폭파하고 북한군 보급로를 차단하여 북한군의 관심을 끄는 데 성공합니다.
그러나 작전 성공의 기쁨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어린 학도병들은 지칠 대로 지쳐 있었습니다. 작전에 투입되기 전 그들에게 지급된 식량은 건빵 한 봉지와 미숫가루 3봉지였고, 굶주림에 떨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군이 반격을 위해 새까맣게 몰려오고 있었습니다. 174호 작전은 성공했기에 이제는 철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처음 타고 온 배는 좌초되었고 통신장비는 모두 먹통이 되어 돌아갈 길이 막혀버렸습니다. 부대장 이명흠 대위는 적진을 뚫고 남하해서 아군에 합류하자며 대원들을 이끌었습니다. 남하하던 도중 극적으로 미군 헬기를 만나고 동해안의 UN군 함정에 구조요청이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구조선을 처음 상륙했던 장사리 해변으로 보내겠다고 하여, 살아남은 학도병들은 북한군이 다시 점령한 그곳으로 향했습니다. 다음 날 새벽, 구조선이 도착했지만 북한군의 총격으로 접안하지 못하고 그대로 철수 작전이 시작됐습니다. 구명정에 타지 못한 학도병들은 구조선을 향해 헤엄쳤습니다. 계속되는 북한군의 공격으로 총에 맞은 학도병들이 속출했지만 도와줄 수 없었습니다. 그러다 구조선 정중앙에 박격포가 떨어지며 좌초될 위기에 처하자 학도병들을 다 태우기도 전에 서둘러 배를 돌리고 맙니다.
해변과 바다 위에 남겨진 수십 명의 학도병들…. 그들의 마지막은 비참하고 끔찍했습니다.
나라를 위해 단 하나의 목숨을 내놓은 청춘들, 육군 독립 제1유격대대 772명의 학도병들의 희생으로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자유가 엄청난 기적 뒤에 숨겨진, 이름조차 알 길 없는 누군가의 희생으로 얻은 것이라는 사실을 마주하니 마음이 미어집니다. 6·25 참전용사분들의 고귀한 희생에 마음 깊이 감사드립니다.
얼마 전 우리는 11번째 평화통일을 위한 기도성회를 열었습니다. 자녀세대에게 더 이상 전쟁의 참혹함을 물려주고 싶지 않은 부모세대의 애끓는 간절함입니다.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이 나라가 통일될 수 있도록 기도성회를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드리고, 이에 헌신해주신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께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이 모든 헌신과 희생을 주춧돌 삼아, 통일 한국에서 강하고 용맹을 발하는 우리 자녀세대가 되길 축복합니다(단11:32).
박영신
rubyday0@naver.com
하나님의 성전
1989년도 도봉 기도처에서 신앙생활 할 때는 성북구, 도봉구, 노원구, 의정부, 동두천 일대가 한 기도처로 김영숙 전도사님이 담임이었다. 기도처는 지하 20평 정도였고 사방에서 물이 흘러내리고 물이 흐르는 도랑이 있었다. 보증금 400만원에 월세를 내는 기도처였는데 너무나 허름했고 곰팡이 냄새가 많이 났었다. 전도사님께 ‘기도처 옮깁시다. 성도들에게 기도처 이전 헌금하라 하고 나머지 필요한 돈은 내가 다 할게요.’ 전도사님은 나의 말을 믿고 신바람 나서 지하 40평, 보증금 2,000만원에 월세 40만원하는 장소를 찾았다. 강북교구 목사님을 모시고 기도처 이전을 위하여 하나님께 예배를 드렸다. 내가 100만원, 내 아내가 30만원, 작정 헌금을 비롯하여 합계 410만원이었다. 보증금 400만원이 있었으니 나머지 1,190만원을 내가 말한 대로 헌금했다.
기도처가 아름답게 꾸며지고 20평에서 40평으로 넓어지니 예배하는 분위기가 한층 좋아졌다. 이에 뒤질세라 은평 기도처가 좋은 곳으로 이전을 하고 이초석 목사님을 모시고 입당예배를 드렸다. 이때만 해도 이초석 목사님 모시고 예배하려고 경쟁하다시피 했었다. 그러나 이초석 목사님은 우리들의 기대와는 달리 국내외 집회로 도무지 시간을 낼 수 없었다. 당시에는 목사님을 모시고 예배하는 것이 우리의 희망이었다. 결국 우리 기도처는 목사님을 모시지 못했고 가깝고도 먼 분이라는 말로 위안을 삼았다.
당시의 기독교인들은 예배하는 장소를 성전으로 여겼다. 성전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이 신앙의 척도가 될 만큼 기도처를 아름답게 꾸미고 싶었다. 그러나 성령 받은 우리 몸이 하나님의 성전이다(고전3:16). 성령 하나님이 우리를 성전 삼고 우리로 하여금 하나님의 일을 하게 하신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전하는 하나님의 일을 통하여 우리는 성령의 충만함을 체험하게 된다.
나는 쉬는 날이면 전도사님을 찾아갔었다. 어느 날 전도사님과 함께 교구 심방을 가게 되었다. 동두천 시장에 다닥다닥 붙은 옷 가게에서 예배를 시작으로 의정부, 노원구, 도봉구 여러 곳에서 구역예배를 드렸다. 하나님이 좋아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예배하는 사람이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참 성전이다.
이승효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