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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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서의 법

1106호 · 2021-07-18

1970년대 세계적 명성이 높아가던 젊은 빌리 그레이엄 목사는 영국을 방문합니다. 윈저 궁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을 비롯한 왕실 가족들 앞에서 설교하게 되었는데, 여러 가지 일로 곤고하던 엘리자베스 여왕은 영국의 1인자, 또한 영국 교회(성공회)의 수장이라는 지위를 떠나 일개 크리스천으로서 큰 은혜를 받습니다. 그리고 빌리 그레이엄 목사를 따로 집무실로 초빙하여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이 있는데 어찌 해야 하는지 고민을 털어놓습니다.

큰아버지 윈저공, 에드워드 8세였던 그는 미국의 평민 이혼녀 심프슨 부인과의 사랑을 택하며 왕위를 버립니다. 그로인해 엘리자베스의 아버지 조지 6세는 갑자기 왕위에 올랐고, 평범한 삶을 꿈꾸던 엘리자베스의 기대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습니다. 병환으로 별세한 아버지 조지 6세를 이어 젊은 나이에 영국 왕위에 오른 엘리자베스는 어느 날, 2차 대전 당시 독일군이 후퇴하며 버리고 간 다량의 비밀문서를 발견하게 됩니다. 거기에는 큰아버지 윈저공과 심프슨 부인이 독일 나치와 내통한 사실이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파문이 일었지요. 그럼에도 윈저 공의 관심은 왕실로부터 더 나은 대우를 받고, 심프슨 부인에 대한 공식적인 대우를 원했으며 왕실 행사나 영국 나들이에 부인과 동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영국 조야를 들쑤시며 요청하고 다녔습니다. 왕실의 권위를 폭락시키고 자신의 선택으로 엘리자베스 가족이 겪은 고통에 대해서는 용서조차 구하지 않는 큰아버지를 그녀는 도저히 용서할 수 없었습니다. 큰아버지에게 다시는 영국 땅에 발도 들이지 말라며 내쳤지만 마음은 괴롭기 그지없었죠. 영국 교회의 수장으로서, 그러나 영국 왕실의 대표자로서 심적 갈등이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빌리 그레이엄 목사 앞에서 엘리자베스 여왕은 솔직히 이런 사실을 토로하고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사람을 어찌해야 하는지 겸손하게 자문을 구합니다. 빌리그레이엄 목사는 여왕에게 정답을 말해주었습니다.

“예수님이 용서하셨으니 우리도 용서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에게 용서 외에 다른 법을 주신 적이 없습니다. 도저히 용서할 마음이 생기지 않을 때조차 우리는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먼저 하나님께 나아가 그런 나를, 용서하지 못하는 나를 용서해달라고 기도하세요.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하세요.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길입니다.”

프랑스에 머물던 윈저공의 입국마저 불허하던 영국 왕실은 윈저공 사후 그를 윈저성 묘역에 안치하고, 도저히 왕실 가족으로 인정하지 않던 심프슨 부인의 유해마저 윈저공 옆에 안장합니다. 마지막 화해를 이룬 것입니다.

용서해야 합니다. 용서는 내가 사는 길입니다. 원수조차 축복하라 하셨습니다(롬12:14). 예수님은 우리에게 다른 법을 주신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Henry 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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