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월 한
달은 월드컵으로 인해 너무나 황홀하게 보냈다. 이제 결승전의 문턱에서 아쉽게도 독일에
석패(惜敗)했지만 4강까지 오르는 동안 조국의 영예를 위해 땀을 흘리며 푸른 잔디 위를
달린 11명의 태극 전사와 우리 국민은 모두 함께 달렸고, 비록 경기장이나 도심 광장에서
붉은 옷을 입고 응원하지는 못했지만 우리들의 응원 열기는 붉다 못해 TV를 태우고도 남을만
했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감동시켰던 것은 태극전사 중 10명이 크리스천이었고,
더구나 11명의 스타팅 멤버 중 절반 이상의 선수들이 하나님의 도움을 의지한 신실한 믿음의
아들이었다는 사실이다.
TV 화면을 통해 그들이 경기를 마친 후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보았을 때,
우리는 정말 뿌듯한 감동을 맛보았다. 그리고 이번 월드컵은 분명 우리 민족을 향한 하나님의
간섭이 계심을 느낄 수 있었다.
신실한 크리스천인 차범근 해설 위원은 지난번 이탈리아 경기 전날 밤, ‘낭떠러지에서 낚싯줄
하나만 잡고 겨우 꼭대기에 올라와 구사일생으로 살아나는 꿈을 꾸었다’고 했다.
그 꿈대로 페널티킥에 실패했던 안정환 선수가 연장 후반 극적인 골든 골로 그 경기를 승리로 이끌었던
것이다. 뿐만 아니다. 스페인과의 경기에서는 얼마나 많은 위기의 순간을 넘겼는가? 믿음을 가진 우리는
분명 ‘하나님과 천군 천사’가 도왔다는 고백을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나님이 함께하셨기에 희망이었던 16강이란 산을 넘어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4강까지 오르는 쾌거를
맛본 것 아닌가! 비록 4강전 독일과의 경기에서 패한 아쉬움의 여운이 짙게 남지만 여기까지 올려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더 없이 감사해야 하는 겸손의 지혜도 필요하다. 6월, 어쩌면 이 한 달은 우리
민족에게 있어서는 고난의 달이었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그 날을 … 맨 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했던 날을….’ 이 6.25 노래 가사처럼 6월은 지금과 같이 월드컵의 붉은 열기로 가득찬 흥분의
달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의 중심에 우리 민족은 강대국의 시녀로 전락하여 갈가리 찢긴 피묻은 달이었다.
그래서 빨간색은 거부의 색이었고 우리의 가슴속에 숨겨진 색이었다. 하지만 우리의 심층 가득한 곳에서는
타오르는 정열을 언제나 안고 살았던 것이다.
저 넓은 실크로드를 질주하며 고구려의 영광을 꿈꾸기도 했을 것이고, 발해의 영광을 되뇌는 붉은 다이너마이트를
우리의 젊은이들은 유전적으로 품고 있었던 것이다. 그 폭발력에 불을 붙인 것이 이번 6월 한 달
월드컵이 아니었던가! 이제 유월은 새롭게 타올라야 한다. 우리의 가슴속에 있던 붉은 정열을 전세계로
쏟아내어야 하는 것이며, 우리의 찬란한 빛을 전세계로 비추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겠는가? 바로 참빛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그 예수를 월드컵으로 데워진 대한민국을
도구로 삼아 세계 도처로 비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 믿음의 식구들이 월드컵을 성공시켜 달라고 얼마나
부르짖었던가! 우리가 하나님께 받은 은혜와 책무는 더없이 넓고 깊어졌다. 예수를 믿는 자에게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주셨고 월드컵의 우승컵과는 비교할 수 없는 천국 트로피를 주신다고 증거해야 하며,
우리 속에 있는 예수님의 붉은 피를 다시 만인에게 나누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6월, 이제 월드컵을 계기로 6.25와 같은 아픈 고난의 세월과 기억을 넘어 예수님이 주시는 환희와
그 붉은 정열의 소망을 땅 끝까지 실어 나르는 항구의 역할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길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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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6월30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