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믿음의 사람이 좋다. 언제나 예수의 향기가 풀풀 피어나는 그런 사람이 좋다. ‘하나님은 언제나 더 좋은 것을 주시는 분’이라며 매사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그들의 말을 들을 때에 내 영이 살아 꿈틀거리는 그 느낌이 좋고, 악조건 속에서도 믿음의 역사를 일으킨 수많은 예수의 용사들의 무용담을 들을 때면 나도 모르게 두 주먹이 불끈 쥐어지며 기분 또한 짜릿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렇게 믿음은 살아 움직인다. 믿음은 나의 이웃에게까지 그 믿음을 전염시켜 그를 행동하게 하는 강력한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 부에노스아이레스 2차 집회에서 나는 이렇게 싱싱한 믿음을 소유한 사람을 만나게 되었다.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도 제법 큰 교회를 담임하고 있다는 젊은 목사, 마리오 페르난도 모라나 목사가 바로 그였다.

그와의 만남은 집회 5일째 되던 날, 참으로 우연한 계기가 발단이 되었다. 그 날도 저녁 늦게까지 집회를 인도한 나는 일행과 더불어 식당으로 가려고 집회장을 나섰다. 그런데 그만 집회를 주관하던 이들이 착오로 식당까지 가는 차편을 준비하지 않았지 뭔가! 밤은 벌써 깊어 자정을 한참이나 넘겼는데 말이다. 여간 난처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런데 그때, 우리 일행을 ‘태워주겠노라’며 선뜻 차량을 제공한 이가 있었으니 그가 바로 마리오 페르난도 모라나 목사였다. 손수 자신의 차로 우리를 식당까지 데려다준 그는, 또한 감사하게도 우리가 숙소로 돌아갈 때에도 운전을 자청하는 것이었다. ‘이번 집회를 통해 큰 은혜를 체험했다’면서 말이다. 집회 기간 동안 있었던 성령의 역사에 몹시도 고무되었음을 고백하던 그는 갑자기 나에게 한 가지 기도를 요청해온다.

“제 아들이 이제 아홉 살인데 지금 심한 열병으로 누워있습니다. 그러나 목사님께서 저에게 기도해 주시기만 해도 분명히 우리 아이가 씻은 듯이 낫게 될 줄 믿습니다. 목사님 기도 좀 부탁드립니다.” 아들을 위해 아비된 자로서 머리를 조아리는 모습을 대하자니 불현듯 마태복음 8장에 기록된 백부장이 자신의 하인을 위해 예수님께 기도를 요청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그의 믿음이 아름다워 나는 그런 그에게 언제나처럼 예수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해 주었다. 그렇게 숙소로 돌아온 이튿날, 나는 몹시도 상기된 얼굴을 한 그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가 전해준 이야기는 그야말로 나까지 흥분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목사님, 정말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어제 목사님께서 기도해 주신 후 집으로 돌아가 보니 글쎄, 아이가 언제 그렇게 열이 났는가 싶게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게 아니겠어요? 아내에게 물어보니 고열로 고통받던 아이가 갑자기 구토를 하고는 즉시 열이 내렸다는 겁니다.

그것도 목사님께서 기도해준 바로 그 시간에 말입니다. 이게 정말 기적이 아닙니까! 목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니, 감사라니? 이 모두 자네의 믿음 때문에 나타난 결과가 아니겠는가! 정말 아르헨티나에서 자네와 같은 믿음은 처음 보는군, 그래!” 그렇다. 모두 아이 아버지의 믿음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그의 믿음의 고백을 들으시고 하나님께서 응답하신 결과다.

어떻게 내가 그의 아들을 위해 기도해 준 바로 그 시간에 아이의 열이 씻은 듯이 내려갈 수 있었겠는가! 그렇다. 역사는 오늘도 일어나고 있다. 성경에 나타난 수많은 기적과 표적들은 믿음의 기도로 창출되는 것이다.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믿는 자들이라면 그 누구라 할지라도 오늘도 그러한 역사를 체험하게 될 것이다.

이초석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