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 있는 삶
내 인생 70을 살고 보니 ‘여유’보다 귀한 단어가 없더라.
여유란 남을 여(餘)와 넉넉할 유(裕)로 이루어져 있다. 곧 물질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가 여유다.
오래 전 일이다. 누군가에게 여행용 가방을 사가지고 오라고 했더니 플라스틱으로 만든 가방을 사가지고 왔다. 그런 그에게 내가 이렇게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 “이봐, 플라스틱은 늘어나지가 않잖아. 천으로 된 것을 사왔으면 더 들어가서 여유가 있지.”
자고로 사람이건 물건이건 여유가 있어야 한다. 넉넉함과 느긋함 말이다. 그래야 만인과 만물이 파고든다. 박식하고 논리 정연하여 빈틈없는 사람은 민첩하고 스마트해 보일 수는 있지만, 솔직히 플라스틱 가방처럼 딱딱하여 정이 안 간다. 가지만 뻗은 나무에 참새가 깃들지 않는 것처럼, 그래서 그 사람 주위에 사람이 모여들지 않는다. 그러나 좀 느긋하고 여유로운 사람은 나뭇잎이 무성한 나무에 새가 몰리듯 사람들이 몰린다. 왜냐하면 심신에 여유가 생기면 서두르지 않고 타박하지 않는다. 배려도 생기고 나름 유머도 생긴다. 사람들과도 무난히 소통하게 되고, 이해의 폭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내 인생의 그릇은 한정되어 있다. 거기에 여유가 생기는 방법은 빼내는 것, 바로 그것이다. 일정한 부피에서 여유를 주려면 그 안의 것을 빼내야 하듯, 우리 삶에 여유를 주려면 불필요한 것들, 지나쳐 넘치는 것들, 안 좋을 것들을 빼내야 한다. 지나친 명예욕과 소유욕, 과한 출세욕…, 이런 것들을 빼내면 삶의 여유가 온다. 여유가 있어야 사람도 들어오고, 하나님도 들어오실 것이 아닌가.
삶의 여유를 가져라. 이것은 잉여시간이나 재산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마음의 여유다. 그래야 사람들이 당신에게 몰려들고 그들이 당신 인생의 동반자가 되어서 삶을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조급과 무리는 동색이다. 너도 죽고 나도 죽는다. 우리 매사 여유를 갖고 살자. 이것이 건강과 행복의 비결이다!
“누구든지 너로 오 리 가자면 그 사람과 십 리를 동행하라”(마5:4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