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흔적
10년 전, 제가 중국에 머무르며 공부할 때 일입니다. 중국에 가지고 간 경비를 모두 소진한 저는 중국에 남아야 할지 아니면 한국에 다시 돌아와야 할지 결정해야하는 중대한 기로에 놓였습니다. 한국에 가자니 비행기 표 값이 없고, 중국에 남자니 당장 다음 달 집세는 물론 제가 눈 여겨둔 중국소재의 직장에 들어가려고 치른 중국어능력시험 결과 역시 아직 발표되지 않은 막막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저런 고민에 싸여 기도하다 문득 3일 동안 금식하며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인도하시고 예비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 저는 하루 금식을 할 때마다 금식 다음날이 되면 바로 극심한 저혈당 증세로 힘들어했기 때문에 제 평생에 하루 이상 금식할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마음속에 너무나 강하게 3일 금식에 대한 감동을 주셨고, 이는 하나님께서 이유 없이 나를 굶기시거나 괴롭히기 위함이 아니라 나를 더 가까이 만나주시고 축복하시기 위함이며, 끝까지 이겨낼 수 있는 체력까지 함께 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솟아났습니다.
그렇게 3일 금식을 마치고 다음날 아침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금식 내내 몸이 아픈 것도 없었을 뿐더러 형언할 수 없는 평안과 영적인 상쾌함이 느껴졌습니다. 그러더니 갑자기 오빠에게 국제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아침에 불현듯 네가 중국에 더 머무르려면 경비가 부족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돈을 보내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중에 통장을 확인해보니 제가 중국에 머무르게 되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한 액수가 정확히 들어있었습니다. 게다가 기다리던 중국어능력시험 성적이 발표되었는데 예상했던 성적 이상이 나왔고, 그 성적표를 첨부하여 원하던 북경소재 직장에 지원하여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할렐루야!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저는 그 사건이 하나님과 저의 잊을 수 없는 추억이자 제 삶에 남겨주신 하나님의 귀한 흔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런 흔적이 많아질수록 하나님의 사랑과 미쁘심이 저의 심령에 더욱 깊게 뿌리내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지요.
이번 ‘평화통일 기도성회’가 선포될 때 역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당신의 자녀들에게 또다시 귀한 흔적을 남겨주시려 손 내미신 것은 아닐까?’ 목사님 말씀처럼 우리나라가 총성 없는 평화통일이 이루어지는 날, 그것이 사람의 모략과 정치에 의해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의 기도와 하나님의 응답으로 인해 이루어진 것임을 확증케 하시고, 그것을 먼 훗날 천국에서 함께 추억하시려 하심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 남겨주실 하나님의 놀라운 또 하나의 흔적을 기대하며, 성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동참하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하인명
renming@daum.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