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바로 하세요!
필자가 서울에서 교육목사로 사역하던 어느 날, 뜻하지 않게 너무도 값진 선물을 받았다. 학생들과 청년, 그리고 교육부서를 거쳐 간 제자들이 한 푼 두 푼, 뜻을 한데 모아 승용차를 선물한 것이었다. 공장에서 막 출고되어 탁송된 차량을 전달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던 제자들의 벌겋게 상기된 얼굴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그동안 필자의 발이 되어 다섯 명도 너끈히 태우고 다녔던 티무진(티코)이 이에 비할 바겠는가! 어찌나 감사하던지…. 펄이 들어가 은은히 반짝거리는 검은색 준중형 승용차는 필자에겐 더 이상 이동 수단이 아니었다. 그것은 제자들과 함께 했던 지난날의 소중한 추억이요, 또한 더욱 분발해야 할 사역의 이유였다.
사역지가 바뀌어 지교회로 옮긴 이듬해, 그 땐 유난히도 봄비가 자주 내렸다. 사정상 노상주차장에 주차했더니 온통 흙투성이다. 한반도를 휩쓴 황사와 산성비 때문이었다. 비가 좀 그쳐야 세차를 할 터인데 몇 주 동안 하늘은 그야말로 우중충, 우거지상이었다. 해가 나길 기다렸지만 상황은 요지부동. 미루고 미루다 더 이상은 안 되겠다 싶어 한참만에야 세차를 했다. 구석구석 찌든 때를 제거하니 비로소 마음 또한 개운해진다.
다음 날, 황사가 가시고 정말 오랜만에 하늘이 맑았다. 그런데 이게 웬걸? 주차된 차량을 보니 여기저기 얼룩이 져 있는 것이었다. 가만 보니 황사와 산성비가 그새 차량을 부식시켜 자국을 남겨버린 것이다. ‘귀찮기도 하고, 해가 나면 해야지’ 하고 미뤄둔 것이 결국은 화를 자초하고야 말았다.
그렇다. 해야 할 일 미뤄 둬봐야 결국엔 나만 손해다. 그때그때, 바로바로 처리해야 한다. 설거지 감 쌓아 둬봐야 바퀴벌레나 들끓고, 빨래 감 쌓아 둬봐야 얼룩만 심해진다. 어디 이뿐이랴!
영적인 문제 또한 마찬가지다. 기도를 쉬지 말고 묵상을 생활화해야 한다. ‘닦고, 기름 치고, 조이자!’는 비단 자동차 정비업체에만 해당되는 구호가 아니다. 유혹 앞에 장사 없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 미세한 먼지도 쌓이고 쌓이니까 이렇게 자국을 남기는데 하물며 죄악은 어떠하랴! 수시로 우리 영혼을 돌아보아야 한다.
어지간한 사람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 하나 있다. 신앙생활의 위기가 언제 찾아오던가? 우리가 고난 가운데 있을 때인가? 아니다. 오히려 술술 잘 풀릴 때 찾아온다. ‘힘들고 피곤하니까 오늘은 넘기고 내일부터 하지’, ‘뭐 하루 이틀 건너뛴다고 뭔 일이야 생기겠어?’ 하다간 부지불식간에 우는 사자 같이 먹잇감을 찾아 헤매는 마귀의 표적이 되고 말 것이다. 당신도 예외일 순 없다.
‘Do it Now!’
미루지 말자. 바로바로 하자. 소 잃고 나서야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하지 말고 뭐든 예방하고 대비하는 지혜를 발하자.
“기도를 항상 힘쓰고 기도에 감사함으로 깨어 있으라”(골4:2)!
신현명 목사
yeddo1@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