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하나 됩시다
2026년 7월의 대한민국은 격변과 혼란의 터널을 지나고 있습니다. 최근 발표된 여러 사회지표와 연구 결과들은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심각한 균열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보수와 진보라는 정치적 이념 갈등은 타협점을 잃고 극단으로 치닫고 있으며, 빈부 격차로 인한 계층 간의 위화감, 남녀 간의 젠더 갈등, 그리고 급격한 고령화 속에서 불거지는 세대 간의 단절은 이제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버렸습니다. 정치와 사회의 장은 감정의 전장이 되었고,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분노와 냉소,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만이 짙게 깔려 있습니다.
이처럼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서로를 향한 적대감이 팽배한 시대에 과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자리에 서서 무엇을 바라보아야 할까요?
우리는 먼저 십자가를 바라보아야 합니다. 십자가는 하나님과 죄인 된 인간 사이의 영원한 단절을 이어준 생명의 다리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몸을 찢으심으로 막힌 담을 허무시고, 원수 되었던 것을 십자가로 소멸하셨습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평안은 세상이 주는 힘과 억압으로 유지되는 일시적인 평화가 아닙니다. 그것은 자신을 내어줌으로써 이루어지는 진정한 샬롬(Shalom)입니다.
오늘날 교회의 사명은 바로 이 십자가의 정신을 세상 한가운데로 가져가는 것입니다. 세상은 끊임없이 편을 가르고 장벽을 높이지만, 교회는 그 장벽을 허물고 다리를 놓는 자가 되어야 합니다. 정치적 성향이 다르다는 이유로 형제를 미워하고, 세대와 계층이 다르다는 이유로 서로를 정죄하는 세상의 흐름에 동조해서는 안 됩니다. 오히려 우리는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분열된 사회의 갈라진 틈새에 서서 화해의 복음을 선포해야 합니다.
화해는 결코 값싼 타협이나 맹목적인 동의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진정한 화해는 상대방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여기는 ‘긍휼(Compassion)’에서 시작됩니다. 청년들의 절망적인 취업난과 미래에 대한 불안을 기성세대가 가슴 깊이 공감하고, 노년층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젊은 세대가 따뜻하게 품어줄 때 비로소 치유가 시작됩니다. 이념의 잣대로 서로를 난도질하기 전에 그 이면에 숨겨진 두려움과 상처를 바라볼 수 있는 영적인 눈이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정죄의 칼날이 아니라 상처를 싸매고 품어주는 따뜻한 그리스도의 사랑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세리와 죄인들, 당시 사회에서 배척받던 모든 이들의 친구가 되어 주셨습니다. 그분은 정죄하기보다 품어주셨고, 가르치기보다 먼저 눈물을 흘려주셨습니다. 우리 역시 누군가를 향해 돌을 들기 전에 먼저 무릎을 꿇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참된 평안이 갈등하는 이 땅 위의 상한 심령들 위에 강물처럼 흐르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