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대미문의 행복한 가정이 되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고 먼 여행을 떠나온 전도자로서 그 전도자가 전하는 복음을 듣고 변화되는 모습을 발견하는 기쁨은 그 전도자만의 남모르는 양식일 것이다. 우리가 코스타리카(Costa Rica) 도착 첫날부터 불과 며칠 사이에 숙소에서 일어난 일은 복음의 힘이 얼마나 강력한 생명력이 있는지 확인하게 되는 감동적인 순간이었다.
천혜의 자연이 잘 보존되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코스타리카답게 우리가 도착한 숙소는 문밖으로 몇 발자국만 나가도 수령이 족히 수백 년은 됨직한 나무들이 하늘로 뻗어있고, 그 사이에는 각양각색의 꽃들과 나무들이 자라다 못해 흐드러져 있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소리며, 희귀한 새들의 지저귐, 밤이면 검은 하늘을 가득 메우는 별들까지, 한국과 15시간 시차인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왔지만, 다른 시간, 다른 장소, 과장해서 말하면 마치 다른 우주에 있는 느낌이었다.
이번 집회를 배설한 라파엘(Rafael) 목사는 정말 예수님을 영접하듯 최고의 정성으로 목사님과 우리 일행을 대접해주었다. 도심에서 약간 벗어난 곳에 위치한 아름다운 팬션을 통째로 전세 내어 전담 요리사까지 두고 때마다 맛난 음식을 제공해주었다. 워낙 자연환경을 좋아하시는 목사님은 식사 때마다 입으로 먹는 즐거움보다 눈으로 먹는 기쁨에 찬탄을 금치 못하셨다. 더군다나 목사님이 꽃을 좋아하신다니 아침이면 꽃을 준비하여 식탁에 올려놓고 심지어 과일 접시에도 예쁜 꽃과 잎사귀로 장식하곤 했으니 무슨 말을 더할까.
목사님은 도착 첫날, 늦은 저녁식사를 마치고 라파엘 목사 가족과 요리하는 두 집사를 위해 기도해주셨다. 장이 안 좋다며 라파엘 목사가 특별히 기도해줄 것을 요청한 플로리(Flory) 집사는 목사님이 머리에 손을 대기 무섭게 요동하자 귀신을 쫓으며 안수해주셨다. 또한 구석 소파에 조용히 앉아있던 안드레아(Andrea) 집사를 불러 원하는 것이 무엇이냐 묻자 갑자기 한숨을 푹 쉬며 주저앉더니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뭐라 말하는데 잘 들리지 않아 이 선교사가 재차 묻자 간신히 대답했다. 동성애 문제로 괴롭다는 것이다. 죄를 인식하면서도 어쩌지 못해 괴로워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목사님은 더러운 귀신을 쫓아내며 죄를 회개한 그 영혼이 빛 가운데 자유함을 얻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해주셨다. 먼 나라에서 온 하나님의 종에게 담대히 죄를 고백하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다웠다. 목사님은 안드레아를 끌어안으시며, “동성애자라고 돌을 던지고 정죄만 해서 되겠는가? 그 영혼이 고통스러워하는 마음을 예수님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셨다. 죄를 담대히 고백할 수 있는 용기는 이미 죄사함을 받을 준비가 마련된 것 아니겠는가.
라파엘 목사의 아내 헤이셀(Hazel)은 어린 시절 부모가 버리고 떠나 할머니 손에서 자랐다고 했다. 아버지의 얼굴도 모르고 살아왔는데, 목사님의 따뜻한 마음을 대하니 목사님이 아버지였으면 좋겠단다. 목사님은 코스타리카에 딸이 생겼다고 웃으시면서 라파엘 목사에게 무엇보다 가정을 화목하게 잘 이끌어야 함을 가르치셨다. 그런데 사모 헤이셀의 반응이 냉랭했다. 목사님 앞에서야 알겠다고 하지만 믿을 수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어린 시절의 아픔을 신앙으로 견디며 만나 가정을 이루었지만 남편이 그런 아픔들을 메워주지 못하는 듯 보였다. 목사님은 라파엘 목사에게 거듭 다짐을 받으시면서, 사모에게도 이젠 남편의 결단을 믿어야 한다고, 남편이 사랑해준다는 긍정적인 생각과 말로 네 인생을 새롭게 만들어가야 한다고 가르치셨다.
목사님은 이번 집회에 동참하지 못한 김성자 전도사 대신에 사모가 뒤에서 찬양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시고, 의사가 되겠다는 딸 발렌티나(Valentina)를 격려하시며 이 가정이 전대미문의 행복한 가정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주셨다. 기도하는 동안 헤이셀 사모와 발렌티나는 연신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하나님의 은혜에 눈물을 흘리는 모습은 언제나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헤이셀 사모가 목사님을 빠빠(Papa)라고 부르자 라파엘 목사는 졸지에 사위가 되었다며, 2년 전 페루(Peru)에 가서 목사님을 빠빠로 삼았으니 자기가 우선권이 있다고 강변했다. 그러나 이미 대세가 기운 마당에 목사님은 사모를 딸로 삼겠다고 하시는 순간 모두 한바탕 폭소가 터졌다. 라파엘 목사가 무슨 말만 하면 사모가 목사님께 이르고, 이 선교사는 ‘으이그’하며 목사님 말씀 잘 들으라고 통역해주었다. 이 선교사가 ‘으이그’ 할 때마다 라파엘 목사는 기가 팍 죽어서는 수줍게 웃는 모습에 또다시 모두 한바탕 폭소가 터지곤 했다. 얼굴이 환하게 꽃처럼 핀 헤이셀 사모를 보며 목사님은 더없이 기뻐하셨다.
“집회도 시작하기 전에 이미 우리는 전대미문의 기적을 일으켰다. 한 가정이 복음으로 살아나고, 고통 가운데 있던 저 집사가 죄를 벗고 새로워지는 이 순간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기뻐하실까? 내일 그냥 떠나도 우리는 할 일을 다한 셈이다.”
축복된 날씨와 아름다운 환경, 그리고 하나님 말씀으로 새로워지는 영혼들,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간을 허락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돌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