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것이 행복이냐?
“여간 채소를 먹으며 서로 사랑하는 것이 살진 소를 먹으며 서로 미워하는 것보다 나으니라”(잠15:17).
8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다 보니 이 말씀이 진리 중의 진리임을 깨닫는다.
나와 호형호제(呼兄呼弟)하는 세계적인 석학이 있다. 그가 잠시 한국에 와서 우리 집에 거할 때였다. 저녁 식사 후 둘이 담소를 나누는데, 그가 이런 말을 했다. “이 목사, 여자는 그냥 여자면 돼.”
그의 말에는 깊은 뜻이 숨어있었다. 그의 말은 행복이 대단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냥 마음이 편한 사람과 평범하게 사는 것이 행복이라는 것이다. 그 역시 머리에 하얀 서릿발이 내린 나이인지라 나름 ‘행로
(行路)법칙’을 깨달은 것이리라. 나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했다.
행복이 무엇일까? 오래 살아보니 행복은 엄청나게 큰 덩어리도 아니고 화려한 것도 아니더라. 평범한 일상에 아주 소소한 것들이 행복이더라. 가족끼리 서로 사랑하고, 아껴주고, 챙겨주고, 이해하고 사는 것에 있더라. 조금 부족하면 ‘당신 먼저! 아니야 당신 먼저!’ 하는 것이더라. 아프면 ‘힘내세요.’ 하며 손잡아주는 것이더라.
어느 여자 집사님이 내게 상담을 왔다. 그의 남편은 몇 해 동안 병상에 누워 있고, 오랜 기간 간병을 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그 집사님이 하도 보기에 딱해서, “집사님, 이제 남편을 천국에 보내드립시다.”라고 했더니, 그 집사님이 펄쩍 뛴다. “목사님, 난 남편 없이 못 삽니다. 저렇게 누워 있는 남편이지만 곁에 있어서 나는 행복합니다.”
내가 아는 재력가들은 많은 돈 때문에 자식끼리 원수가 되어 늘 싸운다. 둘 중 누가 더 행복할까? 성경은 말씀하신다. “다투는 여인과 함께 큰 집에서 사는 것보다 움막에서 혼자 사는 것이 나으니라”(잠21:9).
‘사철에 봄바람 불어잇고 하나님 아버지 모셨으니 믿음의 반석도 든든하다 우리 집 즐거운 동산이라/ 어버이 우리를 고이시고 동기들 사랑에 뭉쳐있고 기쁨과 설움도 같이하니 한 간의 초가도 천국이라/ 아침과 저녁에 수고하여 다 같이 일하는 온 식구가 한 상에 둘러서 먹고 마셔 여기가 우리의 낙원이라.’ 이것이 참 행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