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어디서 떨어졌는지 생각하라
이틀간 진행된 동경교회 집회(2023년 10월 19~20일)
나가노 식구들과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우리는 동경으로 출발했다. 가는 길에 야마나시현 호쿠토시에 있는 폴 선교사 순교지를 방문하였다.
일본 선교의 역사는 우리나라보다 오랜 연원을 갖고 있다. 16세기 포르투갈 선교사에 의해 처음 복음이 전해진 일본 선교의 역사에는 이후 엄청난 박해와 순교의 피가 스며들어있다. 우리가 방문한 곳은 100여 년 전 미국의 폴 선교사가 들어와 산에 천막을 치고 복음을 전파하다 많은 사람들이 순교한 장소다. 그런데 그곳에 도착해보니 놀랍게도 그 인근지역에 집과 땅을 갖고 있는 김정숙 집사라는 분이 15년 동안 이곳에 예수중심기도원이 세워져 청소년들이 수련회도 하고, 성도들이 찾아와 기도할 수 있는 영적 터전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해왔다는 것이다. 유튜브로만 뵙던 목사님을 직접 뵈니 꿈만 같다며 자신을 꼭 기억해달라고 몇 번이고 목사님께 다짐을 받는 모습이 정말 어린아이 같았다. 목사님은 김 집사의 손을 꼭 잡고 산을 오르며 이제 권사로 부를 테니 폴 선교사가 이 지역에 뿌린 순교의 정신을 기억하고, 이 땅에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생각하며 살자고 말씀하셨다. 폴 선교사가 설교하던 야외 강단에 도착하여 목사님은 한국 성도들을 향해 설교하셨다.
“이 땅에서 죽음을 앞세우고 살아가는 사람은 군인과 선교사, 곧 주의 종 외에는 없다. 그래서 목회 길은 아무나 가는 게 아니라 버릴 것이 있는 사람이 가는 것이다. 내가 가진 모든 것뿐 아니라 목숨까지 버릴 수 있는 사람이 가는 길이다. 바로 그런 사람들이 복음의 씨앗이 되어 전 세계에 복음을 전하게 된 것이다. 예수님부터 그의 제자들, 그리고 세대를 이어 수많은 믿음의 선친들이 순교의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한 알의 밀알이 되었기에 오늘 우리가 또 그 길을 따라가는 것 아니겠는가. 장로, 권사, 집사, 모든 성도들아, 정말 이 땅에 무엇을 남기고 갈 것인가 깊이 생각하며 살아야 한다. 그래서 모두 한 알의 밀알이 되어 복음의 역군이 되기를 주의 이름으로 축원하노라!”
아침 8시에 나가노를 떠난 길이 동경에 도착하니 저녁 6시가 되어있었다. 여기서 이틀간 동경교회 성도들을 위해 집회를 해주셨는데, 2014년 동경집회 이후 9년 만의 방문인지라 동경 및 지바 교회 성도들이 서로 만나는 반가운 시간이기도 하였다.
90년대 처음 일본 선교에 나섰을 때, ‘두 벌 옷도 가져가지 말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나리타 공항에 도착하니 양미자 당시 집사가 최고의 차량과 숙소, 음식, 심지어 실크 내복까지 준비해놓았었다는 일화는 목사님 설교를 통해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다. 이번 집회에 그 양미자 권사와 남편 요코가와 장로가 찾아와 목사님과 반가운 만남을 가졌다. 함께 식사하시며 목사님은 ‘90년대 일본에 27개 교회를 개척하고 모두가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각자의 삶에 바쁘고 뜨거웠던 열정도 식은 것 같다, 각자 우리가 어디서 떨어졌는지 깊이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또한 부산 구덕체육관, 사직체육관, 이사벨 강당 등 많은 부산 집회에서 목사님을 도왔던 이주현 집사가 찾아와 목사님께 기능성 신발을 선물하고, 우리 일행들에게 식사를 대접했다. 30년이 넘게 흐른 지금, 모두가 세월은 속일 수 없는 연배가 되었지만, 그 뜨거웠던 시절의 진한 추억을 되새기며 살아가는 모습들이었다. 다시 그 첫사랑을 되찾기 위해서는 정말 목사님 말씀처럼 ‘내가 어디서 떨어졌나’ 깊이 되돌아봐야 하리라.
마지막 일정으로 주일예배를 위해 우리는 동경에서 약 1시간 반을 달려 지바예수중심교회에 도착하였다. 최미션 전도사와 박영림 권사가 주축이 되어 이끌고 있는 지바교회에 도착하니 유튜브 생방송을 통해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교회 성전 벽에는 1995년 10월 17일 지바교회 창립이라는 목사님의 친필과 사인이 적힌 판넬이 걸려있었는데 매우 인상적이었다.
오후 1시에 진행된 주일예배를 통해 목사님은 ‘내 연장이 녹슬지 않았나 생각해보라’는 주제로 설교하셨다.
30여 년 전 부산집회를 도왔던 이주현 집사
동경교회 김장길 목사와 양미자 권사 부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