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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2호 목차 › 붕우칼럼

세월의 가르침

1102호 · 2021-06-20

세월이 나에게 가르쳐준 것은 ‘완벽주의를 버려라.’였다. 완벽한 인간이 어디 있으랴. 다만 작은 실수나 틈을 용납하지 않는 성격으로 인해 스스로를 고통 속에 가두는 사람이 있을 뿐!

완벽을 추구하다 보면 전진이 더딜 수밖에 없다. 완벽한 소설을 쓰려고 하면 평생 책 한 권 못 낸다. 부족하지만 계속 글을 쓰고 책을 내다보면 점차 좋은 작품이 탄생하는 것 아닌가.

언젠가 외국 집회에서 영어를 통역해주는 집사가 통역을 제대로 못해 정말 애를 먹은 적이 있다. 첫 출전임을 참작해도 평소 그 집사의 실력이 전혀 나오지 않았다. 집회를 마치고 그 집사에게 왜 그랬냐고 물었더니, 아뿔사, 완벽하게 통역을 하려고 하니까 머릿속에서 정리가 되지 않아 통역을 못했다고 말했다. 그 집사는 ‘우리는 최선을 다할 뿐이지, 완벽은 없다.’라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깨달은 행로의 법칙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물 흐르듯 사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물을 봐라. 완벽하려고 하지 않는다. 다만 환경과 조건에 순응하며 그에 맞춰 살아간다. 네모난 그릇에 들어가면 네모로, 둥근 그릇에 들어가면 둥글게 산다. 그렇다고 물이 줏대가 없는가? 아니다. 물은 고체든 액체든 기체든 그 분자는 같다. 중심은 있지만, 고집 없이 순적하니 맑은 소리를 내며 즐겁게 사는 것이다.

완벽주의는 외식(外飾)이란 올무에 걸리게 한다. 누가복음 18장에 보면 바리새인들이 “나는 다른 사람들 곧 토색, 불의, 간음을 하는 자들과 같지 않고, 이레에 두 번 씩 금식하고 또 소득의 십일조를 드린다”

(눅18:11~12)라고 말하며 완벽한 신앙을 자랑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을 향하여 ‘외식하는 자, 회칠한 무덤 같다.’(마23:27)라고 하셨다. 그들은 완벽한 신앙을 보여주기 위해 속에는 신앙은 없고 돈만 추구하면서 율법을 다 지키는 것처럼 외식했던 것이다.

계곡 없는 산이 없고, 허물없는 사람이 없듯 완벽한 사람은 없다. 지혜란 물 흐르듯 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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