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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65호 목차 › 옹달샘

사랑은 눈멀게 한다

1065호 · 2020-09-27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버스에 두 남자가 나란히 앉게 되었다. 한 사람은 중년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삼십 대 초반쯤 되어 보이는 남자였다. 장시간 가다보니 두 사람은 어느덧 말문이 트여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젊은 남자는 자기는 곧 결혼할 것이라며 약혼녀 이야기를 늘어놓았다.

“제 약혼녀는 너무 아름다운 여인입니다. 키도 크고 날씬하며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마음씨는 어떻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행복합니다. 저 같은 행운을 쥔 남자는 그리 흔치 않을 겁니다.”

연신 내뱉는 자랑에 중년 남자는 그 약혼녀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침을 튀겨가며 약혼녀 자랑에 여념이 없는 젊은 남자에게 “그 약혼녀 사진은 안 가지고 다닙니까? 그렇게 아름다운 여인 구경 좀 합시다.” 했더니, 젊은 남자가 자신 있게 핸드폰에 저장된 사진을 펼치며 말했다. “왜 안 가지고 다니겠습니까? 여기 있습니다.”

중년의 남자는 사진을 보고 입을 다물었다. 왜냐면 사진 속에 있는 여인의 얼굴은 평범조차 하지 않은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젊은 남자는 중년 남자의 마음을 파악하지 못한 채 “정말 이쁘죠?” 하자 중년 남자가 의자에 몸을 기대며 “사랑이 좋긴 좋네요.”라고 했다.

솔로몬이 게달의 장막과 같이 거무스름하고 볼품없는 술람미 여인을 향하여 ‘수풀 가운데 사과나무 같고, 여인 중에 어여쁜 자’라고 했다.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주님이 우리를 향하여 사랑의 세레나데를 부르신 것은 우리가 예뻐서가 아니다. 그분이 우리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이초석 목사 저서

‘사랑이 무르익어야 결혼에 골인한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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