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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7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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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유한 자가 이긴다
      

거센 불길도 물을 이길 수 없고, 거센 파도도 바위를 이길 수 없다. 온유한 자를 이길 세상은 없다.

불과 파도는 압도적인 힘의 상징이다. 불은 모든 것을 태우고, 파도는 모든 것을 무너뜨린다. 그에 반해 물은 형체도 없이 모든 것에 순응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그 거센 불을 잠재운다. 바위는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킬 뿐이지만, 그 앞에서 사나운 파도가 부서지며 물러난다. 힘이 힘을 이기는 것이 아니라, 부드러움이 힘을 이긴다는 역설이 여기에 있다.

대개는 화를 더 큰 화로 갚고, 목소리를 더 큰 목소리로 누르고, 힘을 더 센 힘으로 제압하는 것이 승리라고 여긴다. 그러나 자연은 맞서 싸우지 않고도 이기는 다른 차원에서의 승리를 가르친다. 온유함이 힘을 이긴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온유함을 나약함이나 소극적인 태도로 착각한다. 그러나 어디 물이 약하던가. 물이 바위도 뚫고, 협곡도 만들고, 땅을 깎아낸다. 싸워서가 아니라 조용히 스며들어서. 바위도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의 위치를 잃지 않기에 파도를 이기는 것이다. 즉 온유함은 화에 휘둘리지 않는 것이고, 맞서지 않고 자기 중심을 잡는 것이다.

우리 삶에는 매일 크고 작은 불길과 파도가 밀려온다. 누군가의 날 선 말, 억울한 오해, 통제할 수 없는 상황들…. 그 앞에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맞불을 놓고 싶어진다. 이에는 이로, 눈에는 눈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그러나 정말 강한 사람은 그 앞에서 물처럼 흐르고, 바위처럼 그 자리를 지킨다. 우리 주님처럼.

그 주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러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마11:29).

온유함은 ‘길들여진 힘’을 의미한다. 성령의 인도하심에 완전히 붙들릴 때 우리 성품이 길들여져 온유할 수 있다. 그런 자에게 주님은 땅을 기업으로, 풍부한 화평으로 즐기게 하신다(시37:11).

나그네의 옷을 벗긴 것은 강한 바람이 아니라 따사로운 태양이었음을 알고, 온유한 자가 되자.